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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01:45 문학
스웨터 - 6점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별은 보지도 않고 별이라구 쓰구 - 유준(개밥바라기별 中)
 
뜬금없이  떠오른 말.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


소설은 왜 읽는 것일까. 
독서를 할 때는 항상 그 순간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가지려고 한다.
소설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다른 종류의 책과는 다른 의미의 긴장감을 가진다. 책이 전달하려고 하는 정보와 지식을 잘 갈무리하기 보다는, 표현에도 집중하고 내 마음을 울릴 '느낌'을 가진 말들을 허투로 흘리지 않으려고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일까..외국 서적에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외국 소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내용으로 승부'를 할 뿐이다.

그렇다고 번역서가 표현에 있어서 제로라고 말할 수는 없다. 분명 '한계'가 있을 뿐이다. 문제는 그 '한계'가 어디쯤에 위치하느냐는 것인데...이 책 '스웨터'는 한계가 매우 낮고 좁아 금새 닿는다. 갸날프거나 뜨거운 성장기 소년의 목소리도 아니다.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구수한 할머니의 목소리도 아니다.  보이지 않는 무거움을 가진 가장의 목소리도 아니고, 해맑은 친구의 목소리도 아니다. 그저, 이야기만 있을 뿐이다.


맛있는 소설과 맛있어 보이는 소설

책을 살 때 책의 표지나 전체적인 디자인이 직접적인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서점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서점을 누군가와 함께 간 기억이 꽤 오래전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는 여자친구와 서점에 종종 갔던 기억이 나는데, 꽤나 예쁜 책에 열광하더라. 기왕이면 예쁜 디자인이 좋을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나처럼 인터넷으로 책을 사는 사람에게는 영향력이 작으리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받아본 책이 상당히 예쁘기 때문이다.

'아마존 종합 메스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2008년 11월 출간 즉시 전미 100만부 돌파'


아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용으로 꽤나 선풍을 끌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가지고 싶고, 내용이 조금만 괜찮다면 사서 읽어보고 책장에 꽂아두고 싶은 책이지 않을까.(여기서, '책 소유'에 욕심을 내는 사람을 멍청하다거나 어리석다고 탓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고 꽂아두기만 하는 현시/과시욕을 탓할지언정, 좋은 책을 만나 '독서'라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한 책이, 기왕이면 더 예쁘길 바라고 특별하게 '소장'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맛있는 음식과 같다. 실제 맛은 어떤가 하면...내 입맛에는 조금 안 맞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은 때깔도 곱다는데,,,맛이 있지를 않네.

소년. 12살 소년. 나의 12살.

이 책은 12살 소년 에디의 이야기이다.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할 것 없던 에디는, 암으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과 남의 도움을 결코 바라지 않는 엄마의 고집이 더해져 가난한 가정의 아이다. 에디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은 멋있는 허피자전거. 그리고, 엄마의 스웨터, 사고, 이어지는 새로운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자세한 내용은 버로우._-)

흥미로웠던 것은 에디의 생각이다.
작가가 선택한 서술방식은 1인칭 주인공 방식.
그래서, 에디의 생각을 가감없이 그대로 다 알 수 있지만, 과연 이것이 12살 소년의 생각인지 놀랍다고 할까. 12살이라고 생각이 없지는 않다.

나의 12살은 지금보다 훨씬 짧은 생각에, 나중을 보지 않고, 알면서도 철 없이 굴었을 테지만...에디는 정말 똑똑하다. 알면서도 철 없이 굴기도 하지만, 스스로 철 없이 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눈치 하나는 기가막혀 주위 사람들의 의중을 정말 기가 막히게 알기도 한다. 자신의 고통에 대한 생각의 전개 하나하나 역시 놀랍기만 하다. 읽다가 보면 12살 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 내 조카가 11살인데, 그 녀석도 이럴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내가 생각하는 12살에 어울리지 않는 소년의 이야기랄까..이 점을 아쉬워해야 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덧 1) 책을 다 일고 나서 떠오른 영화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Next

(덧 2) 결론? 책 표지에 적힌 글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 스웨터" 인데,,,
       분명 내용도 따뜻하고, 제목도 따뜻하고, 표지도 따뜻한데, 내 마음만 따뜻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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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