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역사 / 인문'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6.01.01 황금빛 로마
  2. 2014.06.05 유럽사 산책(1-2) - 체험의 유럽사 (2)
  3. 2012.12.25 지식e 시즌1
  4. 2012.11.25 레판토 해전
  5. 2012.11.24 로도스섬 공방전
  6. 2012.11.18 콘스탄티노플 함락
  7. 2012.06.12 다르게 보다 - 문명과 바다
  8. 2010.12.11 열국지 (1)
  9. 2010.04.24 료마가 간다 - 시대를 앞서나간 풍운아 (2)
  10. 2010.04.17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2)
  11. 2010.01.08 글쓰기 생각쓰기 - 글쓰기에 대한 고민 (2)
  12. 2010.01.06 스페인 제국사 1469-1716
  13. 2009.12.06 사막별 여행자 - 사막의 시각으로 보는 문명 (1)
  14. 2009.10.07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이런 연애관도 있구나 (4)
  15. 2009.08.11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 - 자유로음 또는 솔직함 (8)
  16. 2009.08.08 번역은 반역인가 - 반역이 필요한 때 (2)
  17. 2009.05.04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 명불허전 (8)
  18. 2009.04.28 탐욕의 시대 - 인간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자들에 대한 분노
  19. 2009.03.18 녹색성장의 유혹 - 자본주의와 불편한 마음 (8)
  20. 2009.03.11 대마초는 죄가 없다 - 대마초에 대해 알고 까는가? (4)
  21. 2009.03.06 즐거운 살인 - 범죄소설을 통해 본 사회의 변화 (6)
  22. 2009.01.30 식인과 제왕 - 미처 몰랐던 '인간'의 이야기 (4)
  23. 2008.12.28 치팅컬처 - 나만 그러는게 아니다 (4)
  24. 2008.08.27 [권력의 조건], 도리스 컨스 굿윈,2008/01/13 22:53
  25. 2008.08.27 [아파트 공화국], 발레리 롤레조,2007/11/11 00:22
  26. 2008.08.27 [로마인 이야기15],시오노 나나미,2007/03/08 20:39
  27. 2008.08.27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2007/03/08 20:35
2016.01.01 08:53 사회 / 역사 / 인문

 

 

16년 새해 첫 독서.

 

정신 없이 사는게 좋지만은 않다고 새삼 느끼는 중..

 

너무 한 쪽으로만 생각하고 사니, 지난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가끔씩 이런 책으로 머리도 식히며 살아야지...

 

첫문장 : "로마는 불가사의한 도시라고 마르코는 절실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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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14.06.05 11:09 사회 / 역사 / 인문

 

비행기로 12시간 거리 이상 떨어진 유럽과 그들의 역사.

책에서 배운 역사는 숫자와 문자로만 나열된 역사였다면,

유럽사 산책을 통해 실생활에서 겪은 사람들의 역사를 들을 수 있다.

산책하듯 주변인으로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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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5 16:18 사회 / 역사 / 인문

 

 

 

 

 

 

 

 

Turn off TV, Turn on Life,

TV를 끄고 삶을 켜자!

 

내 가족과 친구에게 시간이 부족하다며 충실하지 못한 나를 돌아보게 됨.

 

나를 돌아보고, 우리 사회를, 내 이웃을 돌아보며 몰랐던 과거를 살짝 까발려 준다.

그래서, 고민과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를 보여주고 놓치고 있는 부분을 살짝씩 건드리는 책.

 

지식채널e팀은 "느낀다.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기억하고 생각할 것, 그리고 이를 위한 지식은 어떤 느낌을 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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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5 22:14 사회 / 역사 / 인문

잔잔한 지중해 같은 역사이야기..

 

갤리선의 시대와 지중해 중심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한다.

그렇게 의도치않게 시대의 전환점이 다가왔다.

십 수만의 사람이 목숨을 걸고 벌인 전투였고, 내 인생의 중심은 나이지만, 변화는 자연스럽게 본인 모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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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투르크의 내해가 된 동지중해 가운데 또아리를 튼 성요한기사단의 방위전 이야기.

몰락한 기사계급의 마지막과 같은 모습..

리더(술탄)의 의지를 살짝 엿볼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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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8 23:09 사회 / 역사 / 인문

동로마 제국의 최후.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他作이 역사의 현장에 선 마냥 끌어들이는데 반해, 이번에는 한 도시가 무너지는 모습이 담담하게 다가온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남긴 작품을 토대로 해서 저자의 약간의 상상력이 보태진 작품. 걔중에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 않았을지라도, 하나하나의 이유와 삶이 모여서 큰 역사의 순간이 만들진 것 아니겠는가.

 

문득 드는 생각은,

나는 나의 삶의 현장에서 나의 이야기를 얼마나 리얼하고 치열하게 만들고 있는지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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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2 23:28 사회 / 역사 / 인문

 

바다에서 본 문명.

 

평소와 다른 관점으로 보는 즐거.

 

서구 대 비서구의 관점이 아니라, 육지와 바다의 관점.

 

나의 일도, 일상도 다른 시선으로 보고, 다른 생각을 떠올려 본다면 어떨까.

 

바다에서 본 역사는 같은 대상인데 다르게 보였는데,, 내 생활에 대한 시선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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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1 23:40 사회 / 역사 / 인문


고우영 열국지 시리즈.

고우영의 만화는 역사서에 대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흥미있게 다가올 듯.
만화의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그런 특징을 잘 이용한 점이기도 하다.

싱겁거나 어이없는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표면적인 것일 뿐. 그런 현대의 현실로의 비유를 통해 주나라에서 진시황제 까지의 인상적인 사건들을 정말, 정말 재밌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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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10.04.24 22:36 사회 / 역사 / 인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도움이 되었다는 책. 메이지유신의 새시대를 이끌어 낸 인물로 유명하고, 일본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는 인물,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책이다.


책의 재미를 언급하자면,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틀 동안 모두 읽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읽었던 데에는 무엇보다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를 앞서나가는 선견지명과 사람과 상황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또한, 시대를 내다봤기에 많은 무사 동지들이 피로써 희생할 때에 참을 줄 알았고, 행동이 필요할 때는 결코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의 행동력도 걸출했지만 그런 행동력이 엇나가지 않도록 이끌 수 있었던 상황판단력, 통찰력이야말로 내가 신장하고 싶은 능력이고 독서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종종 소설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작가이다. 역사서가 아니라 역사소설이기 때문에 작가의 개입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시오노 나나미도 그랬고, 나관중도 그러지 않았던가. 그러나, 작가의 개입 부분이 앞서 언급한 작가들에 비해 개인적 감정에 더 치우치고 거북하게 느껴졌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현지에 대한 내 지식의 얕음에서도 약간 기인한 것이다. 빠른 전개 과정에서 작가의 개입 부분만 시작되면 흡사 만연체로 늘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작가의 "여담이지만~"과 같은 종류의 말이 시작되면 어느새 그 부분은 넘기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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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10.04.17 00:36 사회 / 역사 / 인문



"과거 완료의 고전이 모든 지의 총체를 포괄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과거의 지에 관한 총체는 어제나 최신 보고서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문 55쪽 중

다치바나 다카시는 독서가로, 저널리스트로 유명하다고 한다. 자신의 책 이야기로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다치바나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이라고 붙은 표지의 문구가 사실 이 책의 내용 전체이다.

주저리주저리 나오는 그의 이야기는 마냥 친근하다. 3년 전 어느 영화제 자원봉사자로 처음 만난 친구가 생각났다. 국문과라고 밝힌 친구와 처음 인터넷 상으로 만나 서로의 독서에 대해 새벽 동이 틀 때 까지 채팅했었는데...그 때와 달리 일방적이지만 그런 느낌이랄까.


다치바나씨가 저술하는 영역은 다양하다. 불문과와 철학과에서 수학했으나 임사체험, 뇌사, 인터넷, 생태학, 마르크스, 우주, 원숭이학, 정신, 뇌, 언론 등 어느 하나로 좁힐 수 없다. 그야말로 제너럴리스트이고 통섭의 대가라고 칭할 수 있다. 이런 저술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독서 방법은 한 분야에 대한 쉬운 교양서 부터, 입문서, 각론에 이르기 까지 그 분야에 대해 몇 미터의 높이로 책을 쌓아놓고 섭렵하는 것이다. 그의 지적 호기심과 독서에 대한 애착 등등..!!!

이야, 세상에 이렇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


가볍게 톡톡 넘어가며 끌리는 내용만 골라봐도 참 재미있는 책이고 흥미로운 사람이다.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다치바나의 14가지 실전 독서법을 요약하면,


1. 책 사는데 돈 아끼지 마라.

2. 하나의 테마에 책 한 권으로 다 알려고 하지 마라.

3. 책 선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 마라.

4.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무리해서 읽지 마라.

5. 읽다가 중단하기로 결심한 책도 일단 마지막 쪽까지 읽어봐라. 의외의 발견을 할 지도 모른다.

6.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7.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마라. 그 시간에 여러 번 읽어라.

8. 남의 의견(북 가이드)에 현혹되지 마라.

9. 주석을 빠뜨리지 마라.

10. 끊임없이 의심하며 읽어라.

11. 의문이 생기는 부분은 출처나 근거를 잘 살펴봐라.

12. 의심이 들면 사실로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풀지 마라.

13. 번역서가 이해 안되면 자책하지 말고 오역을 의심하라.

14. 젊은 시절에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을 시간만은 꼭 만들어라.
몇 가지는 곰곰이 생각하고 새겨 둘 말이다.


"저는 '이 한 권을' 이라고 추천하는 독서 방법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인가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 관련 서적을 10권 정도는 읽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책이 뭘까' 따위는 생각하지 말고, 서점에 가서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들을 하나하나 펼쳐본 후, 우선 10권 정도 사서 집으로 돌아오십시오. 그 중에는 아마 읽지 않는 편이 낫겠닷 싶은 책들도 있을 것입니다. 재미없다거나 너무 어렵다거나 저자와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10권 중에는 분명 '바로 이것이다' 싶은 책도 있을 것입니다. 한두 권 읽는 것으로 끝내는 독서법은 버리십시오. '책과의 만남' 이란 다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본문 170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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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10.01.08 07:00 사회 / 역사 / 인문
글쓰기 생각쓰기 - 8점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돌베개
“서평의 경우에는, 필자가 쓴 말을 그대로 살려 쓰자. 톰 울프의 문체가 화려하고 특이하다고 하지 말고, 화려하고 특이한 문장을 몇 개 인용해 그것이 얼마나 기발한지 독자가 판단하게 하자. 연극 평을 쓸 때 무대장치가 인상적이라고만 하지 말자. 무대장치가 어떻게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지, 조명이 얼마나 기발한지, 어떻게 기존의 무대장치와 달리 배우들이 입장하고 퇴장하기 쉽게 하는지 설명하자. 극장에서 여러분이 앉았던 자리에 독자를 앉히자. 그리고 여러분이 본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자.”  -본문 165쪽 中

학교에서 시험 볼 때, 예의를 갖춰서 이메일을 써야 할 때,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야 할 때, 그리고 블로그 포스팅을 할 때 마다 글쓰기의 어려움을 느낀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항상 들었지만 생각만 하고 끝이었다. [글쓰기생각쓰기]는 30년도 더 전에 초판이 나온 책이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나서도 이렇게 번역본으로 나온 것을 보면 뭔가가 있겠지 싶을 정도다.

“나는 내가 신조로 삼고 있는 원칙 네 가지를 알려주었다. 바로 명료함, 간소함, 간결함, 인간미였다.”  -본문 154쪽 中

[글쓰기 생각쓰기]는 글을 쓸 때 항상 염두에 둘 기본 원칙과 마음가짐에 대해 말한다. 모두 글쓰기 방법에 대한 글에서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것이다. 책 속에 각론으로 묶인 부분들-비평, 인터뷰, 여행기, 유머, 비즈니스, 과학 등-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간미가 넘치는 글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가장 인상적이다.

“광내기에 유의하자. 성스럽고 유서 깊은 장소에 대해 쓴다면, 광을 내는 일은 다른 이에게 맡기자. 내가 진주만에 갔을 때의 일이다. 나는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에 의해 침몰된 전함 애리조나 호에서 아직도 매일 1갤런 정도의 기름이 새어나온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중에 관리 책임자인 도널드 매지와 인터뷰를 했을 때, 그는 일을 처음 맡았을 때 키가 114센티미터 이하인 아이들은 애리조나 기념관에 입장할 수 없게 한 방침을 자신이 뒤집었다고 회고했다. 아이들이 다른 관광객들의 관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입장 금지의 이유였다.
“저는 아이들이 어리다고 해서 이 전함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지는 내게 말했다. “아이들은 기름이 새는 것을 보면, 그러니까 배가 아직도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의미를 기억할 것입니다.  -본문 111쪽 여행기: 장소에 대한 글쓰기 中

마지막으로 다시 생각해 보는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

-명료하고 간소하게, 간결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미 넘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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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10.01.06 17:53 사회 / 역사 / 인문
스페인 제국사 1469-1716 - 8점
존 H. 엘리엇 지음, 김원중 옮김/까치글방


스페인이 오늘날의 모습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카탈루냐, 아라곤, 카스티야 왕조의 정치사 중심의 서술을 통해 오늘날 까지 이어져 오는 스페인의 각 지역적 특색과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제국으로 확대되는 과정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각 왕들의 고민과 노력을 살펴 보니, 말로만 듣던 스페인의 지역색이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다. 참 아이러니 한 점은 무너져가는 제국의 유지를 위해, 그리고 지역 통합을 위해 그렇게 애썼는데도 실패를 거듭하게 되었는데 반해, 자력으로 어찌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지금의 통합의 모습을 향해 한 발걸음씩 내딛게 되었다는 것.


기교와 허구적 재미를 가하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서술에 애쓴 흔적이 보이는 저자의 노력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설명에 빠지다 보니 어느새 단숨에 마지막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도 있었다. 중간중간 자료와 연구 부족으로 알 수 없다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에 함께 아쉬웠던 점이다.


저물어가는 2009년의 밤에 나와 함께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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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09.12.06 14:11 사회 / 역사 / 인문
사막별 여행자 - 8점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문학의숲

유니타스 브랜드 vol.6 는 브랜드 런칭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 안에 어느 편집자가 어떤 책 하나를 만드는 일화(런칭&브랜딩)를 실감나게 소개하는데, 바로 이 책 [사막별 여행자]였다.


유니타스 브랜드에 나온 편집자가 모 작가와 함께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일화.
"책을 열면 대개 제목만 들어가는 본문 첫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를 위해 제목 여섯 글자를 넣는데, 30번 정도는 폰트를 바꾸고 재배치하고 이것을 제각각 출력해 직접 잘라 보고 모양을 비교해 가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아 갔다. 반나절의 시간이 흘렀다! 2페이지 번역 계약 관련 영문 판권이 들어가는 페이지도 마찬가지. 역시 1시간 정도 공력을 들였다. 3페이지 제목, 저자 이름, 출판사 이름 들어가는 곳. 역시나 1시간쯤 걸렸다. '선생님 이 부분을 눈여겨보는 독자는 거의 없는데, 너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하는 거 아닐까요. 게다가 모두 프린트해서 책 모양대로 잘라 보고 비교해 보려면 물자 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냥 감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역시나 이 부분은 책의 얼굴 아닌가. 읽든 안 읽든 책의 중요한 상징이고 인상을 결정하는 부분이기에 선생의 뜻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이 페이지들은 나중에 모두 바뀌어서 실제로 완성된 책에는 전혀 반영이 되어 있지 않다...'그런데 이런 속도로 책 한 권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그냥 해보는 건 없었다. 모든 시도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었다."

"...선생은 다시 1페이지를 열더니 이 책을 낭독하며 수정해 가기 시작해다. 사막에 사는 한 유목부족의 지도자가 부족민들을 향해 연설을 하는 듯한 웅혼한 목소리로 책 안의 글자 하나하나를 읽으며 조금이나마 낭독겨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해 갔다. 그러기를 너덧 시간 거의 앞부분 100여 페이지를 그 톤 그대로 낭독하며 독서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모두 술술 읽혀지도록 고쳤다. 그러기를 모두 세 차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문장은 어울리는 톤으로 매만져 나가며 책은 완성되어 갔다."
-유니타스 브랜드 vol.6 p54 中

여느 책과 달리, 책의 완성 과정을 읽다 보니 도저히 [사막별 여행자]를 안 읽을 수 없었다. 아주 궁금했다.


저자는 사하라 사막에 사는 투그레아족 사람이다. 어릴 때 자동차 경주 다카르 랠리 취재를 위해 사막에 온 어느 여기자를 만난다. 기자가 흘린 한 권의 책을 재빨리 주워 기자에게 돌려준다. 기자는 소년에게 그 책을 선물하였다. 책의 제목은 [어린왕자]. 책을 읽고야 말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30km를 걸어 학교를 다닌다. 그리고 점점 더 큰 마을로 가서 배운다. 생텍쥐베리가 이미 작고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어린왕자'에게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작가에게 알려주기 위해 프랑스를 향해 날아오른다.


프랑스에서 6년 동안 살면서 문명에 대해 배우고 있는 저자는, 사막의 생활과 문명의 생활을 비교한다. 사막의 관점에서 바라본 문명은 내가 평소에 바라보는 시각과 분명 다른 것이었다. 그가 접하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혼란스러웠고, 문명으로의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는 저자의 나즈막하나 강렬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행이란 많은 타인들을 통과하면서 자신에게서 자신으로 떠나는 거야."
-본문 p55 中

나 또한 대한민국이란 곳에서,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웅다웅대는 것은 마찬가지.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이 든다.


한 친구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무사(저자 이름), 시간은 돈이야!"

...시간은 돈이 아니라 삶이다...우리가 사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오직 현재다...현대인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시간을 호주머니 안에 넣고 다니면서 재고로 남아 있는 시간을 파악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그러나 우리는 미래를 살고 있는 게 아닐뿐더러 더구나 미래는 현재에서 탄생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살아야 내일도 있다. 그런데 조급하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향해 뛰어다닐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본문 pp128 - 129 中
며칠 전에 읽은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 마시멜로는 언제 먹으라고?" 가 떠올랐다. 현재에 충실한 것과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 미래의 목표를 위한 과정 자체가 즐겁고, 지금 하는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면 더할 나위 없으련만....


"아프리카에서 한 노인이 숨을 거두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아마두 함파테 바)
-본문 p95 中

나이 듦 속에서 지혜의 샘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고장에서 '나이 들다'라는 말은 성스럽다는 뜻에 가깝다. 나이듦이란 젊음을 만드는 것이기에 아름답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맞춰 성장할 줄을 모른다. 오히려 시간을 잡아 두려고 한다. 하지만 나이 듦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을 말해 주는 삶의 이야기이므로.
-본문 p164 中
노인들이 젊은이와 함께 있지 않고 양로원에 있고 외면받는 현실을 보면서...어떻게든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고, 성형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그의 이런 인식을 이미 나도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그대로, 내 문제가 아니라는 듯한 것이었을까..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던 것은 아닌가. 내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내 주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어디서 오고 무엇을 위해 살며 어떻게 살다가 죽을 것인가. 내가 죽을 때, 가장 후회를 덜 남기고 죽기 위해, 바로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의 사는 방식에 대해 잠깐이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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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7 23:18 사회 / 역사 / 인문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8점
고미숙 지음/그린비

지난 여름, 블로거들의 책나눔 이벤트가 한창일 때 '날개'님이 보내주신 책. 친구로 지내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던 내게, "진보적인 연애"를  하라며 전해주셨었지...진보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들과 다른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뭐...내가 하는 연애는 다 그렇지만.(아마도?)

날개님이 책에 붙여준 이 문구는 정말 감사히 보관할 예정. 작은 정성에 감동. 글씨체마저도 대단..이건, 어른의 글씨체다!!


책 내용은, 연애에 대한 내용이라고 우습게/가볍게 보면 어중간한 코 다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난해하다는 것은 아닌데, 고전을 공부한 저자답게 고전에서 이야기 꺼리를 좀 꺼낸다. 앗차하면 글자만 마냥 따라 읽을지도..(뭐; 내가 꼭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간혹, 저자의 약간 과격해 보이는 어조는 일부러 과격해 보이려는 자기표현인 것 같아 그냥 웃고 넘어갔다. 하지만, 자신의 연구실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과한듯.. 그들을 관찰한 결과를 연애에 대한 저자의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마치 아전인수격이지 않는가. 여기에 덧붙여 그다지 웃기지 않는 어설픈 농담은 어쩔거임...=_=!


그러나, 딱 하나 분명히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기억에 남는 것은
연애도 공부해야 한다!!!!!!!!!
아는 만큼 사랑한다!!!!!!!!!!!!


 젊은이들의 연애관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충분히 공감할 만 했지만, 역시 연애에 대한 공부,공부,공부!!!! 요즘에는 연애, 사랑이라는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10대일 적 누군가 나에게 사랑에 대해 묻는다면, "너에 대해 알고 싶고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는데...


어쨌든, 저자의 말 마따나, 연애 '선수'가 잉여일 만큼 넘쳐나는 시대, 작업의 '법칙'이 난무하는 시대에, 이를 추종하거나 선망 내지 배워보려고 관련 글이 포털에 보이면 클릭질을 해대던 나도 얼마나 속물적이었는가...쯧쯧.ㅠ



시대의 연애 조류에서 결코! 완전히! 자유롭지 않고,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할 수 없지만,,,조금 더 우리의 연애는 우리가 주체가 되고 생각하며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한다.


덧)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에리히 프롬과 그의 저작인 [사랑의 기술]. 이 책은 저번에 만난 허경영씨가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_-ㅋㅋ(그냥 그렇다는 것임..그냥 생각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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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1 01:32 사회 / 역사 / 인문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 - 6점
마광수 지음/에이원북스


고무풍선기린 님이 보내주신 책.

지난 번에 읽은 마광수 교수의 책
-2009/07/10 - [문학] - 발랄한 라라 - 솔직한 성 표현과 상상력-

아무 것도 모르고 읽었던 발랄한 라라의 과감함과 솔직함/자유로움에 놀라기도 했지만, 이번 책도 예상 밖의 책이었다. 발랄한 라라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에세이 식으로 나름 차분한 어조로 말하기 때문. 물론, 표현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내용에서는 큰 차이는 없더라.

우선, 실망했던 점을 먼저 짚어 보면 자기변명인 얘기가 많다는 점. 이 부분은 작가가 조절하기 나름인데, 자신의 주장을 넘어서서 변명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자신을 어떻게 비난했는지에 대해 몰입하는 측면이 있어서 아쉬웠다.

반면에, 인물론 부분에서 김용옥, 양김씨, 이어령 등을 비판하는데 있어서 아주 조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자기를 비판한 적이 없어서 그렇게 조심조심하는 것일까? 실컷 솔직하게 자신을 비판(마 교수 입장에서는 비난?)한 사람들에게는 예의 차리지 않으면서, 갑자기 자신은 원래 소심하고 나약한 사람이라고 예의 차리는 것은 좀 의아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역시, 마광수 교수 답다고 할 수 있는 금기에 대한 솔직함이다. 사회적으로 금기시 된 (주로) 성애에 대해 솔직한 면모를 그대로 표현한다. 그러나, 그는 성관념의 자유로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교양주의적 면모라고 하면서, 교훈적인 내용이나 뭔가 있어 보이는 것으로 치장하는 글쓰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보면, 체면 차리기라고 할까? 마광수 교수에게는 이런 것들에 눈살이 찌푸려진 것 같다. 말 그대로 마광수 교수는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문학은 금지된 것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라고 말한 부분은,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도 들어본 듯한 말인 것 같은데.....마광수 교수식으로 말하자면, '대리배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장에는, 마광수 교수 개인의 연애사(?)를 바탕으로 사랑,연애,결혼 등에 대해 다소 담담하게 말한다. 마광수 교수의 머리 속을 조금 더 솔직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별나라 사람처럼 느껴지던 마광수 교수를 약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랄까? 의외로 고민과 걱정이 많은 모습을 보면, 그도 보통 사람 중에 하나구나 싶은 내용이다.


덧) 타협주의에 대한 그의 배격과 적당주의에 대한 선호. 애매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떤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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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8 09:18 사회 / 역사 / 인문
번역은 반역인가 - 10점
박상익 지음/푸른역사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의 리브홀릭님이 보내주신 책.
'번역'과 '반역'이라는 글자에서부터 왠지 흥미를 끌어내는 책.

번역은 반역이라고도 한다. 제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저자의 의도와 표현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좋게 봐서 그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지, 실상 책을 왜곡하고 독자를 조롱하는 번역서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런 날림 번역을 왕왕 만날 때는, 그저 좌절과 절망 그리고 화가 날 뿐이다.

저자는 번역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글을 사용하는 인구가 만들어내는 지식의 양은 전세계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과거부터 이어져온 다른 지식을 습득하는데 있어서 번역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이 메이지시대 부터 번역에 온 힘을 기울인 점에 비교해 봤을 때, 한국의 짧은 번역의 역사(노력)와 번역을 경시(무시)하는 풍조가 안타까울 뿐이다.

저자는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에서의 번역 문화-폐단적인-를 꼬집고 있다.
(무식하고 야단 맞는 교수들을 예로 들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책인데 엉망인 번역에 심한 좌절을 느낀 사람이라면 구구절절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 스스로 책을 읽고 나서 저자, 독서일, 출판사 등을 적어왔지만, 역자는 기록하지 않아왔다. 그래서 간밤에 지난 2년 간 읽은 책들 만이라도 우선 역자를 찾아서 적어봤다. 번역에 대해 조금 더 깊은 관심을 만든 책.



저자의 말 대로 번역은 반역이 아니다. 설령 반역이라고 할지라도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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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4 21:48 사회 / 역사 / 인문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 8점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시아출판사

"고전이란 모두가 칭찬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다"
-마크 트웨인

제목과는 반대로 고전의 숲에서 지혜 찾기에 나선다.



    고전, 그 난감한 이름이여...
 

고전 :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만한 문학이나 예술작품


   고전...은,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내는 듯하다. 고전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막막함, 난감함, 어렵다 등등의 것이 아닐까. 학창 시절 잊을 만 하면 들리는 말이 '고전 읽기' 일테다. 좋다는건 숱하게 들어서 알겠는데, 현재의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냐 하면, '모르올시다' 랄까. 마크 트웨인의 말마따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 맛보기 수준일지라도 살짝 느끼고 싶다면, 이 책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를 펼쳐 보는 것은 어떨까.


    당연한 것이기에, 당연히 모르고 지내는 나
 


德者本也, 財者末也(덕자본야, 재자말야)
-[대학大學]

   덕이란 무엇인가? 유교가 특히 중요시하는 덕목인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다섯 가지다.

   '인'이란 쉽게 말하면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다..(중략)..'의'란 사람이 마땅히 걸어야만 하는 바른 길이다..(중략)..'예'란 사회생활의 규범이다...(중략)..'지'는 통찰력을 뜻하며, '신'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본문 p23

책은 크게 6부로 나눌 수 있다. 인간관계의 지혜, 사람을 쓰는 지혜, 소박한 일상의 지혜,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 인생을 위한 지혜,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지혜이다. 저자가 상기와 같이 나누었지만, 인간관계의 지혜가 인생을 사는 지혜이고, 이 상황이 저 상황가 대동소이 하니 그다지 개념치 않아도 될 것이다. 세어보니 총 109개의 소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한 챕터에 할당된 페이지는 2-3 페이지.


얼핏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짧은 일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야말로, 고전을 응축하고 (저자에 입맛에 맞는) 액기스를 뽑아 놓았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당연한 말을 하기 때문에, 정신 놓고 글자에 중독되어 읽다 보면 그냥 스쳐 지나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당연한 말이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캐치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仁人心也. 義人路也(인인심야, 의인로야)
-[맹자孟子]

  단, '인'에는 유의해야 할 점이  두가지 있다.

  첫째, 과잉 배려다. 이쪽저쪽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진퇴양난에 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이런 상태를 '인'의 역효과라 한다.
  둘째, 가치없는 배려다. 이것은 중요한 부분은 제쳐두고 작은 일에만 신경을 쓰는 것을 말한다.
-본문 p53


가볍게 끄덕이고 넘기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 한 귀로 들어와서 한 귀로 흘러나가는 것과 무슨 차이가 나겠는가. 한 챕터,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몇 초 동안이라도 생각해본다. 머리 속의 검색창을 띠워서 과거의 경험과 빗대어 보고, 내 행동을 반추해본다. 고리가 이어지면,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보고, 생각나는게 없으면, 가볍게 넘겨 본다. 이렇게, 매일매일 조금씩 시간이 날 때 마다 읽다 보니, 한 권 읽는 것도 금방이었다. 그렇게 강하게 캐치된 것은 밑줄도 그어보고, 일회용 책갈피 만든 것도 끼워보며 읽는 맛이 참 즐겁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大辯如訥(대변여눌)
-[노자老子]

   웅변은 어눌한 것과 같다.
-본문 p176
書不必多看, 要知基約(서불필다간, 요지기약)
-[근사록近思錄]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는 핵심을 파악하라. 많이 보고도 핵심을 모르는 자는 서사書肆일 뿐이다.
-본문 p316

정말 압축적이고 요약적으로 고전의 정수를 모아놓다 보니 쉽게 흘리기 십상이다. 너무 당연하고 쉬운 듯한 내용은 쉬워서 가벼이 넘기고, 어려운 내용은 감이 안잡히고 모르니 넘겨 버리고...이러면 참 난감한 독서법이자 독서자세이다.

읽고 잠깐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만들자. 읽고 생각할 시간 만드는게 여의치 않다면, 잠깐씩이라도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순간/장소에 책을 놔두자. 내용의 핵심을 파악하는데는 1분도 안걸린다. 속독으로 읽으면 한 챕터에 5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읽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디가 좋을까. 일 보는데 오래 걸리는 사람은 화장실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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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8 08:58 사회 / 역사 / 인문
탐욕의 시대 - 10점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

<학교 과제 제출을 위해 쓴 서평입니다. >


  장 지글러는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였다. 직접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가 목도한 것은 고통과 절망, 무기력함,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인간’들이다.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애써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지만, 사뭇 분노에 차 있다. 흡사 모노연극의 주인공처럼 생생하게 전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1막 - 부조리와 무기력에 대한 분노  

“시민들의 4분의 3이 눈물 없이는 식량을 조달할 수 없을 때 공화국은 한낱 유령에 불과하다”-자크 루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70억 지구인 중에, 소득이 하루 1달러 미만인 굶주리는 빈곤층이 20억 명이다. 5초마다 영양결핍이나 그로 인한 질병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죽어간다. 지구의 북반구에서는 영양과다(비만)으로 10억 명의 사람이 고통에 빠져 있는 반면에, 남반구에서는 매년 수백만 명이 영양결핍으로 죽어간다. 경제학자 존 맥밀런은 산업혁명과 녹색혁명의 결과 역사 속에서 인간의 식량생산은 증가했음을 말했다. 비록 경제성장이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성장이 필수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글러가 밝히는 바에 의하면, 실제로 현재 지구의 생산력으로 120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전지구적으로 식량이 남아 버려지는데, 한편으로는 수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고 있다. 어딘가에 외계인이 50억 명이라도 살지 않는 이상, 이 문제의 원인은 분명해 보인다. 많이 가지고 있는 자로부터 부족한 자에게 식량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인간의 생존이 보장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인간존엄성에 대한 숱한 말들은 그저 언어의 낭비가 될 뿐이다. 생존을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다. 명예는 생긴 적도 없고, 자존심 마저 잃어버리고 수치심과 비굴함에 허우적이는 상황에서 인간답다고 할 수 있을까. 최소한의 인간다움은 스스로만 챙김으로써 끝나는 것이다. 다른 인간이 인간답다고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같은 인간으로서의 자각이 없음을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브라질 북부 판자촌에 사는 주부들은 저녁이면 냄비에 돌을 넣고 물을 끓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어머니들은 배가 고파서 보채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밥이 될 거다”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이 기다리다가 그냥 잠이 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자식들을 보면서도 그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어미가 느끼는 수치심을 감히 무엇으로 가늠할 수 있겠는가“-본문 중

 

   그러나, 우리는 알지 못한다.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1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에 당황하고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한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 현실의 부조리함과 스스로의 무기력함으로 인한 수치심은, 이내 곧 분노로 전환된다. 이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인간이 수치심을 버리게 만들고, 인간다움에 대한 최소한의 수치심조차 알지 못하며 분노를 자아내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인지 규명하고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

 

    제 2막 - 살인 수법에 대한 분노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다. 항상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도 인간이다.”

-푸시킨    

   지글러가 밝히는 암울한 현실의 원인은 탐욕에 있다. 수치심의 권력(the power of shame)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도덕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돈에 대한, 부에 대한 끝없는 탐욕이 도덕성을 마비시킨다. 스스로의 영욕만을 채우고, 타인은 말 그대로 ‘타인’으로만 여기며 인간의 보편적인 수치심에 대해서는 무시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남아도는 재화(식량)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굶주리게 만드는 것의 중심에는 탐욕이 존재하고, 이 과정의 구체적인 작동기제가 외채(부채)라고 말한다. 즉, 탐욕이 인간을 죽음으로 내몰고 살해하는 근원이며, 구체적인 살인 도구는 세계화주의자들이 휘두르는 외채이다.

 

   가장 비극적인 사례 중 하나가 르완다 사태이다. 르완다는 후투족과 투치족이 인구를 구성하고 있다.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후투족 출신의 하비야 리마나 대통령과 친분을 가지고 있었다. 르완다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넓히길 바랐던, 프랑스는 르완다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후투족은 과거 벨기에의 식민지 시대 때 소수인 투치족 정부로부터 차별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다. 리마나 대통령은 이 자금을 이용해서 중국으로부터 칼을 수입하고, 각종 무기를 구매했다. 그리고, 유명한 르완다의 인종청소가 시작되었다. 1990년부터 4년간 100만 명의 투치족이 살해당했다. 이후 인근 국가로 도망간 르완다의 청년들이 무장세력을 조직하고 르완다 내전이 시작된다. 투치족의 승리로 내전이 끝나고 르완다에 남은 것은, 전쟁의 흔적 외에 투치족을 살해하기 위해 사용된 10억 달러의 외채이다. 파괴될 대로 파괴된 르완다의 새 정부는 자신들을 살해하기 위해 차용된 이 10억 불에 대한 상환을 거절한다. 도저히 그들은 10억 달러의 사용처도 괘씸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도저히 갚을 능력이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주의자들이 내린 평결은 세계로부터의 지원 중단과 철저한 고립이었다.

 

   자본이 부족(없다시피)한 가난한 국가는 자본을 차입할 수 밖에 없다. 차입된 자본을 투자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원리금과 이자를 갚으면 된다는 기본적인 논리는 일면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 세계화주의자들의 탐욕이 끼어든다. 부패한 후진국의 정부(관리)는 대출받은 자금을 일단 스위스나 몰타 같은 조세회피 지역의 개인계좌에 입금시킨다. 대출을 해주는 쪽은 이를 알면서도 대출을 해준다. 높은 이자를 보장하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겠냐는 것이다. 오히려, 세계화주의자들이 선물을 제공하고 뇌물을 공여해 부패를 일으킨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 쉽사리 구별할 수 없지만,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공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금고에 남은 금액은 없고 경제를 성장시킬 자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는 것은 채무 관계 뿐이다. 결국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국민들을 쥐어짜 더 가난하게 만들 뿐이다. 한 번 시작된 채무관계에서 가난한 나라가 상환을 통해 스스로 벗어날 방법은 없다. 설령 국제기구의 자금을 지원받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자금에는 사용처가 정해져 있고, 세계주의자들이 원하는 곳에만 써야 한다. 굶주리는 자국민들을 위한 곳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허기짐은 계속된다.

 

   이것은 국가적 채무 관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원료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제3세계로 향한다. 가난한 국가들은 다국적 기업의 자국 내 직접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을 기대한다. 일자리가 없는 자국민들의 생활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자국 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다국적 기업은 제3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지역 국가에 재투자하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화폐(달러나 유로)로 바꾸어 북반구에 있는 자국으로 송금한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의 노동착취(탄압)는 봉건시대의 제후와 다를 바 없다. 나이키의 아동노동이나, 커피생산공장의 원산지 가격 폭락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다국적 대기업들의 이윤창출 행동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가난한 자가 스스로 수치심을 버리게 만들고, 부유한 자가 인간으로서의 수치심을 버리고 부를 추구하게 만드는 것은 도덕성 상실 때문이다. 상실의 원인은 탐욕이다. 이윤추구행위 자체는 결코 비난 받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주의자가 지배하는 작금의 시대에서 이윤추구행위는 칭송받고 존경을 받는다. 탐욕이라는 것도 이를 나쁘게 표현한 것일 뿐, 이윤추구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 둘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탐욕으로 인해 도덕성이 상실되었다면, 도덕적인가 아닌가를 가지고 탐욕적인지 아닌지 살펴보면 될 일이다. 도덕이라는 것 자체의 의미는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그런데, ‘도덕’은 이 단어 저 단어에 갖다 붙이곤 한다. 예를 들어, 장사꾼은 상도덕을 꼽을 수 있다. 도덕이라는 것은 그 속성상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하는, 선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치 모두가 도덕을 지켜야 할 것처럼 강요를 하는 것이다. 도덕은 자발적으로 지킬 때 좋은 것이지, 좋은 것이니깐 일단 준수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일 뿐이다. 탐욕적인 다국적 기업은 도덕성을 상실하였지만, 도덕의 효과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상도덕을 지키라며, 채무-채권 관계를 제대로 이행하라고 강요한다. 법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인간 사이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덕적인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은 지키지 않는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도덕적인 책임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국적 기업이 가난한 국가에서 그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에서는 도덕을 무시한다. 자신이 도덕적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네슬레의 농업 담당 국장 한스 조허는 가난한 커피농장 농부들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해결 방법이란 ‘2500만 명의 노동자 중 1000만 명을 없애는 것’이다.

 

   노동자의 인권, 지역 주민의 건강이나 지역 환경 등은 다국적 기업이 흔히 선언하는 사회적기업의 모습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 오직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 것과 연결이 될 때, 도덕은 잠에서 깨어나고 활동한다. 다국적기업이라는 ‘법인체’에서 일말의 인간과 같은 도덕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까.

 

    제 3막 - 살인자에 대한 분노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장 지글러

 

“그들은 꽃이란 꽃은 모조리 꺾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결코 봄의 주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지글러는 ‘외채’라는 구체적인 도구를 통해 실현되는, 세계화주의자들의 탐욕에 대해 분노한다. 노동자들, 가난한 소비자와 국민들, 후진국의 정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뭉쳐있는 세계화주의자들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절실히 알고 있다. 그는 대안으로서, 외채 상환을 거부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한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채무자들은 힘이 없고 쉽사리 굴복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글러는 연대를 통한 혁명을 얘기한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얘기가

프랑스 혁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의 선한 의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지글러는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질서를 움직일 수 없는 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현실에 맞서고, 사람들을 세뇌시키는 “이론들을 혁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글러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저항의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 이다.

   첫째, 사회 집단들은 연대의식에 기반 하여, 특히 북반구의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시민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둘째, 채무국들이 혼자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하면, 앞서 본 것처럼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거나 고립될 수 있으므로, 채무국들이 연대를 통해 단체로 디폴트 선언을 하는 것이다. 셋째, 과거 외채에 대해 철저히 감사를 벌여 부패와 같은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채무관계에 한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는 것이다. 지글러 스스로 말했듯 결과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러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아와 굶주림으로 인한 사망은 한시바삐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글러가 말한 것 처럼 ‘혁명’ 외에는 대안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 우울하다. 혁명이라는 것은 어떻게 결론이 나든,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 이는 자발적으로 혁명에 뛰어든 사람 외에 (말 그대로) ‘말려든’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들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가주의나 패거리문화, 집단의식에 대한 이야기나, 개인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소속이나 연고를 가지고 평가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앞에서 언급한 도덕의 문제도 이 시대의 도덕의 상실을 말하면서, 개인에게 도덕적 행동을 강제하는 것이 과연 도덕적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혁명을 마지막 대안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슬플 뿐이다.


    제 4막 - 나의 분노, 위선에 대하여  

“여름 내내 부지런히 일한 개미는 한겨울 추위가 찾아왔을 때 배부르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열심히 일하지 않고 바이올린 켜고 놀던 베짱이는 겨울 추위에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었다.” -이솝 우화

 

   지금까지 책에서 본 것은 비참하고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굶어죽어 가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다. 지글러가 보여준 것에 십분 공감하며, 자본주의의 기득권자들의 탐욕이 얼마나 인간을 비참하고 수치스럽게 만드는지 볼 수 있었다. 세계화주의자들의 행동을 막아야 하지만, 그보다 더 괘씸한 것은 그들의 위선적인 수사들이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이유를 부지런하지 못하거나 능력 부족으로 꼽는다. 자본주의라는 구조와 이를 더욱 강화시키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일부러 외면하고 감춘다. 선진국에서 조차 다국적기업이 공장 이전 협박을 통해 임금을 낮추고 근로조건을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얼마나 위선적인가. 경쟁의 압박, 시장 상황의 급변, 위축, 원가 상승 등 많은 이유들을 내세우지만, 가장 악독한 다국적 기업들이 가장 큰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노동 강도는 다시 높아지고, 악화되는 근로환경에도 노동자는 불안에 떨고 손해를 보아야 한다.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서 사는 것인가. 여러 주장이 가능하지만, 최우선적인 것은 인간답게 사는 것 아닐까. 어느새 인간답게 사는 것을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으로 만들어버린 자본주의 기득권자들의 논리는, 현실의 구조를 무시하고 위선을 떠는 프로파간다일 뿐이다. 브레튼우즈 체제의 해체 이후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졌다. 반면에, 노동은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노동은 언제까지 자본에 비해 약자로 남아있게 될까. 생산의 가장 대체 가능성이 높은 부속품 취급을 당하는 것이 지금의 노동이다.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이 백수 아니면 노동자인 상황이다. ‘근면성실’ 이라는 미명 아래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착취하면서, 가난한 원인을 구조가 아닌 개인에게 돌리는 자본주의의 태도가 지금의 부조리한 기아와 굶주림을 가져왔다고 믿는다. 결국 지글러가 말한 혁명의 목표라는 것도 이와 유사한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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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8 23:05 사회 / 역사 / 인문
녹색성장의 유혹 - 8점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난장이


어떤 정보에 마주할 때, 그것에 어떤 감정이 담겨있지 않다고 해도(또는, 독자가 저자의 감정을 감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독자는 특정의 감정을 갖게 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인 경우에는 불편한 마음을 어찌할 지 몰라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도저도 할 수 없을 때, 나는 조금 우울해진다.

내가 읽은 책 "녹색성장의 유혹"은 나를 조금 우울하게 만든다.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제목과 부제는 이 내용의 표면적인 사실의 전달이자 일부분일 뿐이다. '유혹'이라는 단어는 왠지 매력적이다. 어쩌면, 연애에 있어서 '나쁜남자'가 연상시키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제목만 보고도 폭로성 내용의 책일 것이라는 짐작을 쉽사리 하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전하는 내용은 수십년 이내에 지금의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지구의 영원한 파멸로의 순간으로부터 결코 헤어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변화의 정도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정확히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거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2050년까지 매년 -4%의 경제성장. 지금의 0% 내외의 GDP 성장률 속에서 겪는 압박감과 고통을 감안했을 때,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2050년까지 지금의 경제 수준보다 80%를 감축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목표'를 위한 것이다.....그렇다고, 후손에게 파국을 앉아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지구를 물려줄 수도 없는 일.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고, 이도저도 못해버려 이내 무기력증에 빠져버리는게 '나'이고, 아마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앞선 9개의 장에서는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를 식탁에 올리거나,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을 생산하거나, 되도록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없도록 만들거나, 농장을 보다 비옥하게 만들거나, 사람들이 적당한 몸매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기업 소유주와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업의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또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 목적을 훼손하는지 보여주었다......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체계 자체가 인간의 일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우리의 경제체계는 사람에게 일상적으로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과정조차 파괴적인 방식으로 운영한다. -본문 pp262~263
전체 10장의 소 챕터 중, 마지막 10장에 나오는 부분이다. 책 내용은 저자가 밝힌 위의 인용문 그대로이다.


비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꼭 있다. 대안을 내놓아 보라는 것...나약한 나의 마음이 여기에 편승해 저자의 대안을 찾아본다.
지구 전역의 모든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노동자 소유, 환경세(특히 무거운 탄소세),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반독점법 시행, 부의 재분배를 촉구한다면 이러한 규제가 이루어낼 직접적인 결과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뿐 아니라 이러한 규제가 체계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 수록된 장에서 언급했던 더 훌륭한 사례......같은 운동이 세계 모든 대륙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들의 목표는 소수에 불과한 소유계급에 의한 지배(자본주의 체계-파아랑 주)를 거부하고 현존 경제 질서를 넘어서는 것이어야만 한다. - 본문 p 289
이러한 대안에 대한 현존질서의 체계적인 보복에 대해서도 저자는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완전한 파괴를 향하지 않기 위해 당장이라도 극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새로운 체계를 출범시키기 전까지는 자본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새로운 체계로 나아가려는 흐름에 역행하려고 노력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는 시간은 늘어나기만 할 뿐이다." - 본문 p290


하지만, 나를 약간 가라앉게 만들었던 그 의문 -사람들은, 지금의 생활을 고통을 감내하려고 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만 한 것 아닌가?- 에 대해 저자 역시 공감하는 것일까.
자본주의를 극복할 제도를 만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부딪힐, 그리고 가장 큰 장애물은 끊임없는 거부다.



이전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실을 전하는 책에 자그만 열광을 보내고, 들떴었지만..

기분이 조금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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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1 01:46 사회 / 역사 / 인문
대마초는 죄가 없다 - 10점
정현우 지음/동방미디어

지난 주 다음에 올라온 어느 기사.
집에서 대마초를 재배하여 흡연한 것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을 적용해 구속하였다.
그 직후 읽게된 어느 블로거의 포스트(by 나무도둑)

나에게 대마초(마리화나)는 '마약의 한 종류'라는 정도의 생각과, 어릴적 동네비디오방 아저씨가 마약 때문에 다시 잡혀갔던 일, 군대에서 미국 유학파 출신의 고참이, 자신이 경험했던 여러 가지 마약들 각각의 차이가 어떤지 열심히(그리고 아주 리얼하게) 설명해주었던 기억 정도 뿐이다.

나무도둑님이 추천한 「대마초는 죄가 없다」를 보았다.

대마초에 대한 편견/무지

이 책의 표지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실려 있다.

대마는 중독되지 않는다.
누구든 중독된 자 있거든 내게 돌을 던져라.

이는 책의 마지막에 작가가 하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의 자신감이라고 할까..작가의 의도라고 할까. 그런 것이 물씬 전해지는 표현이다.

마약을 hard drug 와 soft drug 으로 나누어 헤로인이나 코카인을 hard drug 으로 분류하고, 대마초를 후자로 분류한다. 그래도 역시 마약의 한 종류라고 간주하고 나쁜 것으로 생각할 여지가 농후하다. 그러나, 책에 나와 있는 다음의 표를 보면 대마초의 폐해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명칭 니코틴
헤로인
코카인
알코올
카페인
마리화나
 의존성  6
5
4
4
2
1
 금단성  4  5  3  6  2  1
 내성  5  6  3  4  2  1
 강화성  4  5  5  4  1  2
 독성  3  6  4  6  1  3
약물의 위험성을 수치화한 표 1:가장 낮음, 6:가장 높음
필립힐츠가 미국 국립약물연구소NIDA에 제출한 보고서(본문 p 176)


대마초(마리화나)는 해로움에 있어 술과 담배에 비할 바가 못되는 수준이다. 대마초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먼저 "술, 담배나 먼저 끊으시지?"라고 말하는 듯하다.

한편, 대마초는 물론 술과 담배 모두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의문에 저자는 대마초의 장점에 대해 말한다. 보들레르, 브와사르, 네르발, 도미에, 랭보 등의 마리화나 예찬과 조용필, 김부선, 신해철, 신성우, 이현우 등등의 예술가들의 과거 구속 사건을 예로 든다. 예술가들이 마리화나를 사랑한 이유는 마리화나가 오감을 날카롭게 날이 서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폭력성 보다는 즐거운 기분을 들게 만들고, 환각이 끝난 후에도 환각 때의 기억을 잃지 않도록 만들기 때문이란다. 또한 68혁명으로 대변되는 60년대 말의 자유에 대한 갈망, 평화에 대한 외침, 히피 문화의 배경에는 대마초가 함께 했음을 언급한다.

대마초의 폐해에 대해 관문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대마초의 환각성에 빠지면 강성마약(헤로인, 코카인)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외수의 입을 빌려 이를 반박한다.
"포도주 애호가들이 모두 더 취하기 위해서 보드카나 소주를 마시는 건 아니다. 포도주만 마시는 사람들도 있고 소주만 마시는 사람도 있으며 술이라면 가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본문 p 156


이렇게 대마초를 반대하는 주장들에 대한 반론 뿐만 아니라, 대마초에 대한 설명과 외국에서의 사례, 문화 등을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잘 버무려 설명한다.


 
숨겨진 지배계급의 이익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마초를 소지조차 불법으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지배계급들이 이익을 위해 대마초를 '나쁘기만 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왜냐 하면, 대마초는 수천년간 인간과 함께 해왔기에 특허를 주장할 수도 없고, 독점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술과 담배를 통해 얻는 국가와 지배계급이 얻는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제약회사와 섬유업계, 주류업체들이 배후가 되어 닉슨 대통령 시절 대마초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리고, 미국의 압력에 의해 전세계의 자유진영은 대마초를 금지하게 되며, 한국 또한 박정희 시절 대마초를 금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상당히 그럴 듯한 주장이다.


대마초와 대마를 피는 사람들의 생활, 영화 포스터 등 여러 가지 사진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흥미롭게 읽은 책. 아울러, 알지도 못하면서 까대는 짓거리들은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게 한 책.

저자의 시 <새들은 죄가 없다> 중의 일부를 적으며, 허접한, 그러나 어떻게 더 좋게 써야할지 대책이 떠오르지 않는 포스팅을 마친다. (혹시나 이 포스팅이 책을 재미없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약간의 걱정도 든다.)

새들은 죄가 없다 마리화나를 피워도
새들은 새를 조롱에 가두지 않는다

피해자 없는 이상한 범죄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몸인 모순에 관하여

(중략)

마자(대마의 씨)를 쪼아 먹은 새들조차
죄가 되는 나라에서




덧) 갑자기 아주 진한 치즈케익이 먹고 싶어진다. 완전 엉뚱.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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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15:16 사회 / 역사 / 인문
즐거운 살인 - 10점
에르네스트 만델 지음, 이동연 옮김/이후

에르네스트 만델의 1984년 저작 「즐거운 살인」을 읽었다.  계기는 지난 달에 토양이님이 이 책을 강추하는 포스트를 통해서이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제목처럼 즐겁거나 유쾌하지는 않다. 이보다는, 감탄과 놀라움, 그리고 존경이나 부러움이랄까. 지식을 구하기 보다는 지혜를 찾고,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더 놀랍고 기발한 통찰력을 갖기를 바라고, 그런 사람을 볼 때 가지는 마음인 것이다. 추리소설과 스릴러, 서스펜스를 한데 묶어 범죄소설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그가 보여주는 것은, 범죄소설이라는 것이 사회의 변화에 조응하여 그 변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범죄소설(그 중에 주로 추리소설을 다룬다)이 보여주는 사회상은, 주로 자본주의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왔음을 지적한다.(물론, 냉전과 같은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잠깐 목차를 보자.

목차 보기


이 목차들은 범죄소설의 특징의 변화를 거의 순차적으로 나열한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변화들이 어떤 이유로 일어났는지 연관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난 설득당하고 배운다.

만델은 말한다.
"범죄소설의 발전 과정은 범죄 자체의 역사를 반영한다." -본문 p63
범죄를 일으키는 주체는 목차에서 보듯이 때로는 악당, 때로는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며, 개인에서 조직으로 확장되고, 기업에 의해, 부르주아에 의해 자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면, 지금의 범죄소설은 어떤 상황에 와 있을까. 그리고 이는 작금의 사회의 어떤 모습이 투영되어있는 것일까.
"범죄와 기존 질서, 악과 처벌 사이의 경계선이 사라진...범죄소설이 더 이상 독자들로 하여금 부르주아 사회의 정당성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문학 잘으로 기능할 수 없게 되었다...통합 기능이 쇠퇴하고 분리적인 기능이 등장..."- 본문 p222-223
그러나, 만델 스스로 범죄소설이 기존의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와 가치들)에 역행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로써,
1. 범죄자와 대립하고 싸우는 범죄소설의 태생적 특징은 결국 대립과 경쟁이라는 부르주아적 가치를 합리화시킬 수 밖에 없음
2. 범죄소설이 개별적으로 부르주아적 가치에 반기를 드는 것은 별 효과가 없음(만델은 이를 시지프스의 노동과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만델의 생각은 마지막 장인 <순환의 종결?>로 이어진다. 범죄소설이 다시 불법적인 영웅으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여 순환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추리소설을 낳은 피카레스크 소설의 '고귀한 악당'은 일정한 목적을 지닌 반란자였다....하지만, 우리 시대의 고귀한 안닥은 일정한 목적을 갖고 있지 않으며, 환멸에 젖은 냉소적인 반란자이다...영웅적인 범죄자로의 명백한 회귀는 아무리 말해봤자 모호할 뿐이다."- 본문 p237-238
쏟아지는 정보와 빠른 변화 속에서 무기력한 현대인들로 특징지어지는 요즘 사람들,우리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범죄소설이라는 한 장르의 변화를 통해 우리네 삶의 모습의 변화를 본다는 것. 말로는 이렇게 쉽게 적고 있지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닌, 소위 말하는 '내공'이 필요한 그의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움과 감탄을 표할 뿐이다. 딱 한지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추리소설을 거의 보지 않는다는 점이랄까.(꽤나 많은 추리소설과 작가들을 언급하지만, 나로서는 전혀 감흥이 없고 나의 의욕을 약간 감퇴시키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은 만델의 마지막 말로써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사실 이 말들을 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상 범죄소설의 변화 과정은 마치 거울처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부르주아 사회의 사회적 관계, 아마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그 자체의 변화 과정까지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왜[범죄소설이라는]특정한 문학 장르의 역사에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가 반영되고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할수 있다...아마도 부르주아 사회가 범죄 사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본문 p240,241


덧)마지막으로 좋은 책 추천해주신 토양이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ttb라도 클릭해드려야겠어요.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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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0 14:52 사회 / 역사 / 인문
식인과 제왕 - 10점
마빈 해리스/한길사

이번 설 연휴에 무엇을 읽을까?

연휴를 시작하면서 나의 고민. 너무나 긴 연휴 동안, 분명 한량처럼 보낼 것이 뻔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조금 아까우니깐. 이럴 땐, 진득하게 역사서 하나 부등껴 안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대항해시대'를 두고 고민하다가, '식인과 제왕'을 샀다.(그저 충동 구매_-;)


깔끔한 첫느낌

위의 표지를 보면 뭔가 촌스러운 느낌이 든다. 내용이 중요한게 책이지만, 그래도 멋지고 예뻐 보이는 책에 더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실제 표지는 위의 표지와 다르다. 위 박스처럼 연한 초록빛에 난잡하지 않게 깔끔한 디자인이라 더 마음에 든다.

"식인과 제왕"

간결하면서도 상당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결합이 유달리 날 자극했다(그래서 충동구매였던가..)




인간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

이 책이 주는 맛은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라는 것을 깨부셔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즐거움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300페이지라른 적절한 분량도 마음에 들었지만, 어느 곳 하나 흥미롭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역사는 진화(발전)하는 것일까? 이 점에 대해서는 찬반이 분분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물질적으로 과거보다 현재가 더 나은(풍족한) 삶을 살고 있고, 미래에는 더 그럴 것이라는 암묵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나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사시대의 인류는 매일 굶주리고 동물 사냥 나섰다가 오히려 공격을 받아 죽거나 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서양 중심의 '역사시대'에서 보여진 모습이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밝히는 바에 따르면, 선사시대 사람들의 하루 노동 시간은 3시간 정도라고 한다. 현대 농민의 1주일 평균 노동 시간인 44시간, 미국농민의 55시간에 비하면 고작 저 정도만 일하고서도 충분히 필요한 식량을 구했다고 한다. 혹시 질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이 마저도 저자는 무참히 깨뜨린다. 구석기 시대 남자 성인의 평균 신장이 177cm, 여성의 경우에는 165cm 였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아직도 우리는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예로, 사망 시에 치아결손의 갯수를 든다. 로마 시대 사망한 사람은 평균 6.6개였는데 기원전 3만년의 유골에는 2.2개에 불과했다. 발전론적인 역사관(물질관?상식?세계관?)이 여지없이 깨뜨려주는 것이다.



핵심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생각의 시작은 빙하기가 끝남과 동시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빙하기가 끝나면서 사냥할 수 있는 거대 동물들이 멸종하거나 양극으로 이동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생산 방식을 바꾸고 생산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되어

"생산강화"->"생태 자원의 고갈"->"생식압력"->"새로운 생산강화"
->"새로운 자원의 고갈"->"생식압력"


순환이 이어져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아살해를 통한 성비의 불균형, 전쟁의 기원, 남성지배사회 외에 많은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육식과 채식의 문제/식인 풍습에 대해서는 종교와 연관지어 그 연원을 개진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또 다른 핵심 주장이 "수력사회이론" 이다. 이를 통해, 어떻게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의 문명이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제도권 교육 안에서 내가 배웠거나 막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상당 부분 수정을 가할 수 밖에 없었다.


소단원들의 유기적인 연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라는 책 제목이 생각났다. 글을 쓰고 구성한다는 것은 분절과 연결이 적절해야 하겠다. 이 책의 소단원들은 이 부분에서 매우 적절한 모습을 보인다. 목차만 봐도, 각 챕터가 어떤 내용을 다룰지 충분히 예상이 간다. 그러면서도, 각 챕터 마지막에 논의를 짧게 정리하고, 이어질 챕터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이 될지를 간략히 보여주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독자에게 매우 친절한 저자이다.

목차 보기



고향에 가서 다 읽은 뒤에 책장에 꽂아 두고 오려고 했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다시 가지고 올라왔다. 분명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읽어보거나, 부분부분 들쳐볼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꼭 읽어 봐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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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08.12.28 23:08 사회 / 역사 / 인문
치팅컬처,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 서돌출판사, 2008


(이 책은 도서출판 서돌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1. 첫인상

어느 날 갑자기 블로그에 댓글이 남아 있다. 도서출판 서돌이라는 곳에서 책을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블로거들의 서평을 통한 블로그 마케팅,,,블로그코리아의 렛츠리뷰와 올블로그의 위드블로그, 그리고 요즘에는 인터파크나 알라딘에서도 따로 서평단을 모집하는 것을 봤을 때 적어도 서적 분야에서는 블로그 서평을 통한 입소문에 많이 주력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내가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연락을 해오고, 무엇보다도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컨택했다는 점이 약간 놀라웠다. 왜냐 하면, 다른 서평단이나 렛츠리뷰, 위드블로그 같은 경우 도서를 수령한 후에 제한 기간 안에 서평을 올리지 않을 경우 차후 모집할 때 있어서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이고,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 생각하기에 나도 긍정적으로 신청하곤 한다.(렛츠 리뷰는 이제 사절-_-)

그러나, 이 출판사는 무엇인가? 서평 작성 마감기한에 대한 요구나 아무런 요구도 없다. 받아서 그냥 '입 쓱- '닫아도 그만이다. 다 읽은 후 '치팅컬처'로 검색을 해보니 나 말고도 제공 받은 블로거가 여럿 보이는데, 대충 열 댓줄 쓰거나 출판사의 소개글로 포스팅한 곳도 보인다. 내가 처음 책을 받고 이런 생각에 이르자, '이 출판사는 뭘 믿고 이러지?' 싶었다. 나에게 준 느낌은 바로 '자신감'이다. 출판사의 책에 대한 자신감이 인상적이었다.


양장본의 책을 받아들고 겉 종이(?)를 걷어내고 진짜 표지를 보았다. 빨간색-_-;; 학교 도서관에 책들이 거의 저런 빨간색이나 파란색인데...겉에 하나 씌우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표지는 적당히 마음에 든다.


2. 속이는 문화 - 믿고 싶지 않았거나, 보고 싶지 않았던 사실들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속이는 문화의 실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특히, 회계사,의사,변호사 등의 전문직과 화이트칼라들의 치팅, 그 외에 작가, 기자, 학생, 스포츠 스타와 미국의 일상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속임수들의 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규모나 피해액에 있어서 가장 큰 것은 주식과 관련한 (그러나 결코 처벌 받지 않거나, 사기액에 비해 매우 적은 액수의 벌금이나 합의금으로 끝나버리는...)금융 사기이겠지만,,,내게 가장 놀라움을 준 것은 작가들의 거짓 작품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도리스 컨스 굿윈이 언급된 것이다. 그의 사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고, 영어 검색에도 익숙치 않아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꽤 충격적이었다. 왜냐 하면, 이전에 그의 링컨에 대한 전기를 읽고 꽤나 감명받았었기 때문이다. 일순간, 링컨에 대한 이미지 마저 더러워지는 기분이 들어 참 씁슬했다.

(도리스 컨스 굿윈)

저자는 미국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이러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마치 "나만 그러는게 아니다" 라는 의식에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행해지는 상황을 개탄한다. 도데체 이런 속임수 문화가 자연스러운 일종의 '문화'가 되어버린 것일까. 먼저 사람들이 왜 규칙을 지키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저자는 이 대답으로...
첫째, 규칙을 어길 경우 혜택보다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둘째, 인간은 사회규범이나 동료 집단의 압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따돌림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규칙이 우리의 윤리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넷째, 규칙이 우리가 보기에 적법하기 때문이다.(법 제정, 집행 당국이 공정하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이익을 증진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규칙을 어기고 속임수가 만연한 이유로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규칙을 어길 때의 혜택이 훨씬 크다. 그리고 다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동료 집단의 압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애시당초 화이트칼라들의 경우, 회계사, 의사, 변호사들이 직업윤리에 대해 선서를 하고 있지만, 실제 설문 결과에서는 그런 윤리의식 조차 가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보통 사람들은 법이 상류층에만 유리하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며, 상대적으로 상류층보다 더 차별받고 손해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데체, 어떻게 해서 이 지경이 되어버렸나?
"내가 보기에는 사회계약이 깨진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는 듯하다....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규칙을 깨는 사람은 상을 받을 때 사회계약은 효력을 상실한다." -p211

그리고 이렇게 사회계약이 깨지도록 몰고간 원인에는 시카고 학파가 위주가 된 경쟁에 대한 강한 압박이 경제 뿐만이 아니라 전 사회에 널리 퍼지고, 규제/감독 철폐가 신성시되고 있는 80년대부터 극심해졌다는 것이다. 정직성과 경제적 압력 사이에서 결국 경제적 압력에 굴복하고 마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80년대 이후 보수주의자들은 더욱 활개를 치고 난리를 부리고 있다. 사회의 도덕성에 대한 수호자처럼 결연한 보수주의자들이 지배했던 80년대 이후 어떻게 도덕성은 더욱 땅에 떨어진 것인가.

저자는 보수주의자들이 말하는 도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크(보수주의자)가 우려했던 죄는 범죄, 마약, 사생아 뿐 아니라 페미니즘, 동성애 환경보호주의, 동물권익운동 등...진보주의 이념이 미국 경제의 활력을 앗아갈까 봐 염려했다....자유시장을 맹신한 나머지 갈수록 돈을 중시하는 문화가 가장 정직한 시민까지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묵과했다.
 보수진영이 정의하는 도덕성이란 좁은 의미의 도덕성인 것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금융)사기를 진두지휘한 월드콤의 버나드 에버스 CEO는 범죄가 들통난 후 눈물을 글썽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2000년대 초 닷컴 붕괴를 유발, 수십건의 회계 장부를 조작하여 기업 이익을 부풀려 주가를 올리고 주가폭락 전에 보유 주식을 팔아치움)
"무엇보다도 이번 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내 믿음까지 의심받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수의 미래 은퇴자금을 사기친 그는 자신의 위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노릇이다.

보수주의자에 대한 저자의 다음 말도 꽤나 의미심장하다.
대기업의 수많은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제록스의 최고 경영진 역시 주식 가격의 등락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경영진에게 포상으로 대규모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업계의 관행 때문이었다. 이론상으로는 해당 기업 경영진의 이해와 그 기업의 주식을 소유한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이해가 서로 일치한다. 하지만 제록스 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정반대 효과가 나타났다. 스톡옵션은 오히려 경영진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투자자를 속이고 오도하게 만들었다. -p175
도데체 이게 무슨 말인가? 주식회사의 경우 주로 전문 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경영한다. 그러나, 주주의 이익과 경영진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 '대리인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주의 이익과 경영진의 이익을 일치 시키기 위해 스톡옵션을 통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로 인해, 얼핏 보기에는 높은 주가라는 주주의 경영진의 이해가 일치한다. 하지만,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주가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계장부 조작과 같은 위법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들 내부자는 주가가 빠지기 전에 주가를 최대한 올리고 최대한 성과급을 받는다. 그리고 버블이 붕괴되고 위법이 탄로나기 전에 주식을 처분하고 막대한 이득을 얻는다.

앞서 말했듯, 보수주의자들의 규제철폐 노력(로비)으로 규제당국은 오히려 갈수록 힘이 약해지고 있기에, 위법에 대한 유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자유주의를 맹신하는 보수주의자들의 경제적 논리(합리적 선택)에 따르면, 비용대비 가장 효율적인 것은 경영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조작하고 챙길 것은 챙긴 뒤에 빠지는 것이 가장 '합리적' 선택인 것이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3. 미국만의 문제인가

한국의 선진국(미국) 따라잡기는 하나의 지상과제인가. 미국에 대한 이런 문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만을 들었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낯설다는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하고서라도 이 책은 아주 읽을 만한 책이다. 결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저, '미국'이라는 단어를 '한국'으로 바꾸고 영문 이름을 한국식 이름으로 바꿔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저자는 미국의 이러한 상황이 당장 '브라질'처럼 직접적이고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부패 국가로 만들지는 않겠지만, 결국 미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우울한 전망과 함께, 저자의 몇 가지 인상적인 말로써 마무리 짓고자 한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경제생활에 불어닥친 변화와 자유방임주의 이데올로기의 득세는...미국 문화 전반에 깊이 영향을 미치면서 거의 모든 사람의 가치관을 다시 형성하게 만들었다. 그것도 나쁜 쪽으로. -p124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어느 날, 잠에서 깬 미국인들이 브라질과 매우 비슷하지만 근사한 해변은 없는 곳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p 242

미국에서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의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틈이 갈수록 벌어지는 가운데 잘못된 쪽에 줄을 서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속임수는 뒤처지지 않는 방법의 하나이다. -p278 (작가의 전체적인 어조를 보면 사실상 이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다.)

돈과 명성이 따라오면 과거의 죄는 편안하게 잊힌다. -p318

 


덧) 책을 다 읽고 알았는데,,,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책을 받은 것이더라. (영문 원작은 2004년 1월에 출간되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 (정말 따끈따끈한 책인 것이다..^^;;)

그리고, 정말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처음 받았던 느낌이 다시 떠오른다. 출판사가 자신감을 가지고 출간할만 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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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08.08.27 11:01 사회 / 역사 /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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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컨,


놀라울 정도의 인내심과 관대함으로,

정적들마저 자신에게 협조하고 헌신하도록 만든 인물,



 그의 우유부단하다고 비판도 받았지만, 실상은 뛰어난 정치감각으로 좌우를 모두 아우르고

지지를 이끌어낸 중도의 입장이었다.



 청중을 감동시키고 급진파와 보수파 모두가 호응하게 만드는 연설,



  내각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도 급진, 보수, 좌와 우 모두를 골고루 기용함으로써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했고, 개인적인 감정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기용을 보여주었다.


 그를 짧은 문장으로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기에  작가도 8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장대한 분량으로 이야기한 것이리라.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고 때로는 감동적이기도 한 링컨의 일생,

,이 책을 권한다.



...누구도  슈어드에게는 링컨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그가 충격을 감당할 수 없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활절에 창문 너머로 라파예트 공원을 바라보던 슈어드는 문득 전쟁부에 조기(弔旗)가 게양되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한동안 그걸 응시하다가 간호인에게 몸을 돌리고는 "대통령께서 서거하셨군."이라고 말했다. 간호인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살아 있다면 제일 먼저 나를 찾아왔을 텐데, 여기 오지도 않고 내 상태가 어떤지 알아보러 사람을 보내지도 않은 데다, 저기 조기가 걸려 있지 않은가." 그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눈물이 상처가 깊은 뺨으로 하염없이 흘러 내렸고, 잔인한 진실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지금 막 그는 친한 친구이자 상관이며, 지도자였던 이를 잃은 것이다...(p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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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08.08.27 10:54 사회 / 역사 /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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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디자인에 표지부터 우리가 광고를 통해 무수히 접해왔던 아파트에 대한 표어들,,,


아파트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과 인식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은 왜 이렇게 아파트가 많지?"


우리는 '상식적'인 대답으로 인구 밀도가 높아서, 편해서, 현대적이고 서구적 이어서 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푸른 눈의 이방인에게는 낯설기만 한 것이었다.



익숙한 것에 대한 '다시 보기'-매우 유쾌한 경험.


아울러, 더 나은 경관과 생활 등을 위해, 도시민들을 위해 도시 재개발을 하지만, 그러한 명목 아래에서 빈민들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더 높은 곳으로 밀려날 뿐이었다.


이 모든 것에도 결국 '권력' 관계가 존재했고,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결국 그렇게 그렇게,,,


우리 주변에 대한 '다시 보기'가 항상 필요하겠지,,


우리가 당연시 여겨 왔던 것들, 특히 관계들에서 부당한 '권력'의 작용을 찾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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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08.08.27 10:28 사회 / 역사 /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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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사람다운 마지막 로마 사람 스틸리코 장군.

반달족 야만족 출신인 그의 죽음과 함께 제국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불같이 뜨거운 멸망의 순간도 가지지 못한 채..그냥 그렇게 없어졌다.


  다시 한번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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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2008.08.27 10:22 사회 / 역사 /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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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주문한 15권이 도착했으면 좋겠다.


 시오노 나나미는 나에게 로마라는 옛날 이야기를 다정하게 가르쳐주신 할머니와 같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15살 소년이 다음날 학교 가는 것도 있고 새벽녘까지 밤새워 가면서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했던 것을, 밥 먹으라는 부모님 말에도 나중에 먹을 것이라고 대답하게 만들었고 그만 자라는 말에 불 끄고 자는 척하다가 다시 일어나서 다시 찾게 했던 것을. 내 학창 시절에 나에게 가장 감동을 준 작품은 박경리의 '토지'와 그녀의 '로마인 이야기'였다.1년에 한 권씩 15권 째를 썼으니 10년. 그 때는 5권이 막 나왔을 때이다. 카이사르에 대한 4권 5권은 10번 가까이 읽었을 정도다. 카이사르는 소년의 영웅이었다.


 군대를 갔다 온 후에 나는 많이 변한 것도 같다. 어머니는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하신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살려고 한다. 그렇다고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전역 후에 소년 시절의 그 기분을 떠올리고 싶었다. 책 뒷부분이 궁금해 견딜 수 없었던 그 때의 추억이 떠올라 다시 읽어 보았다. 3세기의 위기 이후의 로마는 우울한 나날이 계속된다. 로마인이 로마인답지 않아지는 시기. 12권부터는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15권이 기대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사진으로 2권(한니발전쟁)을 올려놓았다. 로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게될 15권을 기다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였다. 정식 이름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아프리카누스'라는 것은 '아프리카를 제패한 자'라는 뜻이다. 스키피오는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를 침몰시킬 뻔한 한니발에 맞서 자마회전에서 승리한 로마군의 총사령관이다. 떠오른 장면은 젊은 시절의 거듭되는 패배에 도망가는 스키피오도 아니고, 자마회전에서의 승자의 모습도 아니다. 멸망하는 카르타고를 보며 로마도 언젠가 멸망할 것이라며 눈물 흘리는 그의 모습이다. 2권의 표지 사진의 주인공은 카르타고의 멸망을 보며 훗날의 로마의 멸망에 눈물을 흘린 스키피오이다. 인간 스키피오. 지금 난 그와 같은 심정으로 로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15년간 대작을 써 온 70이 넘은 할머니 시오노 나나미 씨의 노고를 치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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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