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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와 사회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06 즐거운 살인 - 범죄소설을 통해 본 사회의 변화 (6)
2009.03.06 15:16 사회 / 역사 / 인문
즐거운 살인 - 10점
에르네스트 만델 지음, 이동연 옮김/이후

에르네스트 만델의 1984년 저작 「즐거운 살인」을 읽었다.  계기는 지난 달에 토양이님이 이 책을 강추하는 포스트를 통해서이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제목처럼 즐겁거나 유쾌하지는 않다. 이보다는, 감탄과 놀라움, 그리고 존경이나 부러움이랄까. 지식을 구하기 보다는 지혜를 찾고,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더 놀랍고 기발한 통찰력을 갖기를 바라고, 그런 사람을 볼 때 가지는 마음인 것이다. 추리소설과 스릴러, 서스펜스를 한데 묶어 범죄소설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그가 보여주는 것은, 범죄소설이라는 것이 사회의 변화에 조응하여 그 변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범죄소설(그 중에 주로 추리소설을 다룬다)이 보여주는 사회상은, 주로 자본주의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왔음을 지적한다.(물론, 냉전과 같은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잠깐 목차를 보자.

목차 보기


이 목차들은 범죄소설의 특징의 변화를 거의 순차적으로 나열한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변화들이 어떤 이유로 일어났는지 연관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난 설득당하고 배운다.

만델은 말한다.
"범죄소설의 발전 과정은 범죄 자체의 역사를 반영한다." -본문 p63
범죄를 일으키는 주체는 목차에서 보듯이 때로는 악당, 때로는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며, 개인에서 조직으로 확장되고, 기업에 의해, 부르주아에 의해 자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면, 지금의 범죄소설은 어떤 상황에 와 있을까. 그리고 이는 작금의 사회의 어떤 모습이 투영되어있는 것일까.
"범죄와 기존 질서, 악과 처벌 사이의 경계선이 사라진...범죄소설이 더 이상 독자들로 하여금 부르주아 사회의 정당성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문학 잘으로 기능할 수 없게 되었다...통합 기능이 쇠퇴하고 분리적인 기능이 등장..."- 본문 p222-223
그러나, 만델 스스로 범죄소설이 기존의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와 가치들)에 역행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로써,
1. 범죄자와 대립하고 싸우는 범죄소설의 태생적 특징은 결국 대립과 경쟁이라는 부르주아적 가치를 합리화시킬 수 밖에 없음
2. 범죄소설이 개별적으로 부르주아적 가치에 반기를 드는 것은 별 효과가 없음(만델은 이를 시지프스의 노동과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만델의 생각은 마지막 장인 <순환의 종결?>로 이어진다. 범죄소설이 다시 불법적인 영웅으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여 순환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추리소설을 낳은 피카레스크 소설의 '고귀한 악당'은 일정한 목적을 지닌 반란자였다....하지만, 우리 시대의 고귀한 안닥은 일정한 목적을 갖고 있지 않으며, 환멸에 젖은 냉소적인 반란자이다...영웅적인 범죄자로의 명백한 회귀는 아무리 말해봤자 모호할 뿐이다."- 본문 p237-238
쏟아지는 정보와 빠른 변화 속에서 무기력한 현대인들로 특징지어지는 요즘 사람들,우리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범죄소설이라는 한 장르의 변화를 통해 우리네 삶의 모습의 변화를 본다는 것. 말로는 이렇게 쉽게 적고 있지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닌, 소위 말하는 '내공'이 필요한 그의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움과 감탄을 표할 뿐이다. 딱 한지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추리소설을 거의 보지 않는다는 점이랄까.(꽤나 많은 추리소설과 작가들을 언급하지만, 나로서는 전혀 감흥이 없고 나의 의욕을 약간 감퇴시키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은 만델의 마지막 말로써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사실 이 말들을 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상 범죄소설의 변화 과정은 마치 거울처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부르주아 사회의 사회적 관계, 아마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그 자체의 변화 과정까지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왜[범죄소설이라는]특정한 문학 장르의 역사에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가 반영되고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할수 있다...아마도 부르주아 사회가 범죄 사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본문 p240,241


덧)마지막으로 좋은 책 추천해주신 토양이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ttb라도 클릭해드려야겠어요.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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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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