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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2 삽질정신 - 열정 보다는 광고 공모전에 대한 내용 (6)
삽질정신 - 6점
박신영 지음/다산북스

아마 지난해 말이었다. 몇몇 유명 블로거가 이 책을 소개했다. 제목이나 표지를 보면 웃음을 머금고 있고, 어떠한 전문성이나 고견이라든지, 통찰력이라든지...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 것 처럼 편견도 갖게 했다. 그러나, 유명 블로거들이 이 책에 보내는 것은 찬사였다. 어제와 오늘 짬을 내서 읽어보았다.

삽질정신 : 전설의 공모전 여왕 빡신의 무한열정 다이어리

유쾌하고 흥미로운 표지를 가진 책.
내용을 파고 들면 흥미로운 점과 아쉬운 점을 고루 가지고 있다. 알라딘에서 이 책에 평점을 매긴 사람들은 대개 4점을 주었더라. 이에 반해 난 약간 더 낮은 점수를 생각했다.

1. 독자는 무엇을 기대하고 이 책을 집어드는가
독자는 책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책에 대해 불완전하나마 나름의 평가를 내린다. 이 책을 집어들면서 '무한열정'과 '삽질'이라는 두 단어에 주목하였다. 전역한지 몇 년이 안된 탓일까. 저자와 내가 생각하는 '삽질'의 느낌은 약간 다른 것 같다. 흔히들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삽질은 쓸 때 없는 짓이나 그렇게 보이는 행동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여기에 나중을 위해 내공을 쌓는 과정과 이를 위한 노력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게 있어 삽질은 내공 이라는 나중에 돌아올 더 나은 보상을 위한 것은 전혀 없는, 정말 생고생의 의미이다. 잠깐, 곁다리로 새자면, 난 해안소초에서 교대 없이 2년을 지냈다. 운이 없게도 중대에서 관리하던 소초 중 한 곳을 중축하여 중대만 소초로 이전한 케이스. 이로 인해, 중대이면서 소초라는 이상한 곳에서 지냈다. 당연히, 중대의 일도, 소초의 일도 모두 수행해야 하고, 외박은 안되고, 교대도 없었다. 훈련기간엔 얄짤 없이 휴가를 못나가는 병사들이 가장 휴가 나가고 싶은 때는 진지공사기간이었다. 평소에도 거의 매일 밤샘 근무 또는 작전에 중대원 전체가 투입되고 다음날 오전에 잠을 자는 일상. 그러나, 말 그대로 한달 내내 매일 삽질하고 도끼질하고 공구리 치는 진지공사 기간에는 일부 인원은 오전 취침도 하지 못하고 다시 삽질하러 가곤 했다. 채 50여명 밖에 안되는 병사들이 돌아가면서 해도 2-3일에 한 번 꼴로 순서가 돌아왔다. 힘든 한 달을 보내고 반년 또는 1년 뒤 다시 가보면 어느새 훼손되어 망가져있어 다시 해야 하거나, 바뀐 대대장 연대장이 맘에 안든다고 부수고 다시 만들라고 하기 일수였다.


너무 개인적인 경험에 치우친 감정에 기반한 느낌이지 않냐고? 원래, 독자는 개인의 경험에 바탕해 책을 읽고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면서 읽는 것 아닌가. 적어도 내 경험에 의하면 삽질은 정말 생고생 그 자체일 뿐 어떤 의미도 없다. 그래서,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한 두 단어에서 기대한 것은, 엄청난 생고생 경험담과 그럼에도 불구한 꺽이지 않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저자가 하고 싶어하는 얘기는 방향이 약간 다르다. 분명 공모전 도전 초기의 계속된 낙선과 개인적 실패담이 약간 있지만, 약간일 뿐. 저자가 주로 하는 이야기는 공모전(특히 광고공모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기획을 해야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에게 흥미롭고 공감이 가는 내용도 있지만, 내가 기대하지 않은 얘기를 들려주는 이 책에 약간 당황하고 그다지 후한 점수를 내리지 못한 이유다. 반대로 말하면, 대학생의 관점에서 공모전과 기획에 대한 경험담과 노하우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좋은 점수를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저자는 흡사 선배의 따스한 조언을 들려주는 듯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공모전에 초점을 두고 본다면, 유용한 노하우와 스킬들, 유의할 것이 마음에 탁탁 와닿는 것들로 가득하다.



2. 밑줄 긋기
비록 처음의 내 기대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내가 특히 공감하고, 도움이 되었던 부분을 언급하고 포스팅을 마무리하겠다.

"요즘은 '크리에이티브'란 말을 참 쉽게도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듯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 순발력 있게 받아치는 재치와 기발함……. 이런 것들을 크리에이티브라 여기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크리에이티브란 하얗게 새워버린 몇 날 며칠의 밤과 끝없는 반추로 애초의 주제 의식마저 흐릿해질 정도의 긴 숙고의 시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601비상 박금준 대표의 인사말 중에서
->본문 p16
처음 책을 펴들면 마주치는 문구이다. 가장 공감한다. 제일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유머러스한 커뮤니케이션의 주의점>
"하지만 모든 것에 장단점이 있듯 유머러스 커뮤니케이션에도 치명적 약점이 있다. 나는 이것을 유머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고 부른다."- 본문 p150
역시 공감한다.  종종 개그프로그램이나 쇼프로그램이 재미있지 않다고 비난을 받곤 한다. 당연하다. 이름만 쇼이기 때문이다. 쇼에도 내용이 있어야 하고 치밀함과 탄성이 터져나와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쇼'와 같은 PT는 당연히 기본적인 로직이나 실현가능성 등에 있어서 충분하고 충실함을 전제로 깔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고 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계획된 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를 염두에 두고 PT를 준비하곤 하지만, 주로 시간부족으로 인해 프로페셔널함을 보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고백을 할 수 밖에 없는 나는.. 역시 자중지란의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주객전도' - 이 한 마디 말을 유념해야 한다고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그 외에 저자는 ppt에 산돌고딕체가 보기에 편해서 주로 쓴다고 했는데, 다음에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화려한 글자체는 보는 사람의 눈을 피로하게 만들기 때문에 무난한 글자체 중에서 그때그때 맘에 드는 것을 써왔었다.(-_-)



마지막으로 저자는 공모전을 시작하기 전에 경영/마케팅 관련 서적 10권 정도 읽어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힐 것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저자는 10권의 책을 추천하는데 내가 읽어본 것은 하나 밖에 없다. 많이 민망해지기도 했는데, 적어놨다가 읽어봐야겠다.

책 추천에 대해 따로 저자에게 감사의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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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1:  책에서 나온 내용인지, 요즘의 내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팀원의 선택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을 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의식'을 가진 팀원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난 해에는, 그렇지 못한 팀원에게 어떻게 하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동기부여를 하는) 리더쉽에 대해 고민했었는데...4학년이라서 그런 것일까..자꾸만 내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잠자리에서 룸메이트와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서 걱정이라는 얘기도 나눴었는데....

여담 2: 여태 외부의 공개 공모전에 나가본 적이 없다. 대학 졸업하기 전에 공모전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서칭해보기 시작했다. 과연 지금의 내가 다른 대학생들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기분이랄까...



덧 1) 06년, 07년 제일기획 기획서 부분 대상을 받은 ppt를 만든게 저자인지 몰랐다. 제일기획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이 피피티들은 나도 가지고 있고 여러 번 보았는데, 상당히 잘 만들었다. 그런데, 저자는 LG애드 공모전 대상 받을 때 기획서를 딱 이틀만에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것들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만든 것일까? 왜냐 하면, 피피티를 하나하나 분해해서 보았는데, 아주 손이 많이 가는 작업들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기획을 끝내고 피피티로 구현하는 데만 이틀이 꼬박 걸릴 것 같은데....저자는 알고 보면 피피티의 고수였던 것일까 -  -ㅋ


덧 2) 저자는 그림에도 소질이 있는 것이 아닐까? 옙 공모전 대상 작품에는 광고 콘티를 손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했는데 나로써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 수준...ㅠ


덧 3) 노트북을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싶다. 저자는 포토샵도 피티도 다룰줄 몰라서 무작정 달려들었다고 한다. 나도 파워포인트를 혼자서 이것저것 다 해보고 기획서들 보면서 좋아보이는 것 따라하면서 배웠고, spss도 혼자 책 보면서 머리 싸매면서 배웠고, 포토샵도 혼자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내 노트북으로는 포토샵 프로그램 실행하는데 몇 분이 걸리는 수준이라 포기....ㅠ 노트북 바꾸고 싶다.ㅠ(만약 저자라면, 공모전 상금타서 바꾸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사고 싶은게 있어서 공모전을 도전하기도 했다고...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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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