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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 콕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18 녹색성장의 유혹 - 자본주의와 불편한 마음 (8)
2009.03.18 23:05 사회 / 역사 / 인문
녹색성장의 유혹 - 8점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난장이


어떤 정보에 마주할 때, 그것에 어떤 감정이 담겨있지 않다고 해도(또는, 독자가 저자의 감정을 감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독자는 특정의 감정을 갖게 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인 경우에는 불편한 마음을 어찌할 지 몰라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도저도 할 수 없을 때, 나는 조금 우울해진다.

내가 읽은 책 "녹색성장의 유혹"은 나를 조금 우울하게 만든다.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제목과 부제는 이 내용의 표면적인 사실의 전달이자 일부분일 뿐이다. '유혹'이라는 단어는 왠지 매력적이다. 어쩌면, 연애에 있어서 '나쁜남자'가 연상시키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제목만 보고도 폭로성 내용의 책일 것이라는 짐작을 쉽사리 하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전하는 내용은 수십년 이내에 지금의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지구의 영원한 파멸로의 순간으로부터 결코 헤어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변화의 정도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정확히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거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2050년까지 매년 -4%의 경제성장. 지금의 0% 내외의 GDP 성장률 속에서 겪는 압박감과 고통을 감안했을 때,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2050년까지 지금의 경제 수준보다 80%를 감축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목표'를 위한 것이다.....그렇다고, 후손에게 파국을 앉아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지구를 물려줄 수도 없는 일.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고, 이도저도 못해버려 이내 무기력증에 빠져버리는게 '나'이고, 아마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앞선 9개의 장에서는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를 식탁에 올리거나,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을 생산하거나, 되도록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없도록 만들거나, 농장을 보다 비옥하게 만들거나, 사람들이 적당한 몸매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기업 소유주와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업의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또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 목적을 훼손하는지 보여주었다......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체계 자체가 인간의 일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우리의 경제체계는 사람에게 일상적으로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과정조차 파괴적인 방식으로 운영한다. -본문 pp262~263
전체 10장의 소 챕터 중, 마지막 10장에 나오는 부분이다. 책 내용은 저자가 밝힌 위의 인용문 그대로이다.


비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꼭 있다. 대안을 내놓아 보라는 것...나약한 나의 마음이 여기에 편승해 저자의 대안을 찾아본다.
지구 전역의 모든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노동자 소유, 환경세(특히 무거운 탄소세),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반독점법 시행, 부의 재분배를 촉구한다면 이러한 규제가 이루어낼 직접적인 결과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뿐 아니라 이러한 규제가 체계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 수록된 장에서 언급했던 더 훌륭한 사례......같은 운동이 세계 모든 대륙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들의 목표는 소수에 불과한 소유계급에 의한 지배(자본주의 체계-파아랑 주)를 거부하고 현존 경제 질서를 넘어서는 것이어야만 한다. - 본문 p 289
이러한 대안에 대한 현존질서의 체계적인 보복에 대해서도 저자는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완전한 파괴를 향하지 않기 위해 당장이라도 극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새로운 체계를 출범시키기 전까지는 자본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새로운 체계로 나아가려는 흐름에 역행하려고 노력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는 시간은 늘어나기만 할 뿐이다." - 본문 p290


하지만, 나를 약간 가라앉게 만들었던 그 의문 -사람들은, 지금의 생활을 고통을 감내하려고 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만 한 것 아닌가?- 에 대해 저자 역시 공감하는 것일까.
자본주의를 극복할 제도를 만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부딪힐, 그리고 가장 큰 장애물은 끊임없는 거부다.



이전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실을 전하는 책에 자그만 열광을 보내고, 들떴었지만..

기분이 조금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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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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