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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 8점
이난호 지음/범우사


39년생인 저자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네 번의 카미노 순례길을 다녀온 뒤 쓴 책이다. 여행관련서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책은 여행 중에 오롯이 느낀 점들, 자유롭게 생각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상과 속마음으로 가득하다. 책 표지에서 부터 "기행 수필집"이라고 적혀 있다. 검색을 해보니, 책을 쓴 뒤에도 또 까미노를 떠나고 돌아오는 길에 사막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흔적들도 보이던데...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로이 떠나는 모습이 부럽다. 나보다 40여년의 인생을 더 살았지만, 오히려 얽매이고 연연해 하는 것은 더 짧은 인생을 살고 더 적은 경험의 '나'이다. 


70세의 한국 할머니와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이런 점도 재미라면 재미이다.


책에 나오는 네 번의 까미노 길에서 두 번은 부부가 함께 했는데 다투고 투덜대다가도 보듬어주면서 걷는 모습이 정말 좋아 보였다.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우리'와 비슷했다. 책에 대해, 저자에 대해, 부부 간의 몇 에피소드를 들은 '그녀'도 동의. 자신의 장점을 보고 자신을 토닥일 줄 알아야 할 텐데, 난 그녀와 같이, 저자와 같이 일단 행동하고 보는 성격의 사람들을 항상 부러워했다.  너무나 많이 현실에 얽매이고 묶어두려는,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무수한 계획들과 일정들에 맘이 놓이는 내 모습을 떠 올리게 된다.

까미노 길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과정 속에서 어떤 것을 보고 느낄까. 그 과정을 거치고 즐기고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고 나서 어떻게 변해 있을까.


다른 이의 경험담 만으로도 이렇게 설렐 수 있구나.


덧) 공부를, 직장에서 일을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뜬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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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8점
오영욱 지음/예담


표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기사(저자는 건축학도)의 바르셀로나 생활 1년을 표현한 그림(만화)과 짧은 독백들...

책을 보는 내내 흐뭇하거나 빙그레 웃었다.

관광지로서의 도시가 아니라 일상으로서의 도시는 이렇구나. 이런 느낌이구나.



난 겨울 보다 여름이 좋다.
무거운 외투에 몸이 굼 떠지는게 싫으니깐. 땀이 흐르면 흐르는데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뽈뽈거리며 더 흘려 버리면, 내가 땀을 흘리는 건지 땀이 날 타고 흐르는지 모르게 되니깐.

그래도, 여행하기에는 겨울이 더 좋지 않을까.
여름 바다에 간 지 벌써 20년. 겨울 바다, 겨울 바다에서 맞는 아침해.
문득, 7년 전 형들과 맞은 거제도 몽돌해수욕장의 아침해가 생각난다.


책과 함께 읽은 오소영의 노래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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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포르투갈 모로코 스페인 여행기 - 4점
윤영순 지음/솔과학



책의 부제에 혹 해서 빌린 책이다.

"여행하며 배우는 재미있는 세계역사"


이 책의 특징을 말하자면,
1. 저자는 20여개 국가의 여행 경험이 있다고 해서, 지리적 시간적 공간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의 없다는 것. '어떤 동상을 보는데 멕시코의 뭐가 기억났다' 정도의 것이 2개 있었던가...

2. 저자는 자유여행이 아니라 패키지 여행을 다녀와서 이 책을 냈다. 물론 패키지 여행이라고 여행기 못 쓰란 법은 없지만, 내용이 거의 관광가이드가 말한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을 적은 정도.

3. 독자에게 그야말로 너무나도 도움이 안되는 이야기도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했는데, 함께 다니던 이쁘장하게 생긴 한 회원님의 짐이 50분 늦게 나와 저녁에 체크인했다...이런거.

4. 패키지 관광 요약집과 같이 되어버리면서 깊은 고민의 흔적이나 에세이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의 생각의 깊이를 어떻게 따질 수 있냐고 의문을 가지신다면, 그냥 이 책 한 번 읽고 다른 여행기 한 번 읽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임.

5. 그렇다면 역사가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저자의 관심은 해외 패키지 관광 코스에 으례 있을 법한 크고 유명한 건물, 유명 회화의 특징에 집중되어 있는데, 역시 가이드 따라다니면 충분히 들을 수 있는 것. 그냥 웹에서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수준.

6. 사진이 좀 있긴 하지만, 딱히 다른 여행관련 서적처럼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일회용 카메라나 보통 사람이 똑딱이 카메라 만지는 수준(평범한 내 수준 정도랄까..?)

옛날 같으면 이 정도 여행서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요즘 봇물처럼 쏟아지는 여행서들에 비하면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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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8점
김지선 지음/북노마드


요즘 여러 여행서를 들쳐보고 있다. 포르투갈에 대한 여행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적은 편.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포르투갈 여행에 대한 글은 매우 적다. 여행 일정을 짜고 정보를 찾기 전에, 선행될 것은 역시나 여행과 여행지에 대한 나의 감수성을 깨우고 목적을 정하는 것이리라.

이 책은 최근에 나오는 여느 여행서와 다르다. 여행정보를 자세히 담는 것도 아니고, 여행 사진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흔들린 사진과 잘 찍은 사진이 뒤섞여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 생각들을 풀고 있지만, 왜 이렇게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일까.

예를 들면,
여행지에서 만난 브라질인 칸지와의 대화 중에...
"칸지, 당신은 내가 원하는 걸 너무 많이 갖고 있어요."
"무슨 말이야?"
"당신은 아름답고 날씬해요. 어디 그뿐인가요. 유창한 영어에, MBA까지 졸업했잖아요. 네덜란드에서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미모에 능력, 게다가 성격까지 똑 부러지니 얼마나 좋아요."
진심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부러웠다.
"칸지가 가진 것 중 단 한가지도 나에겐 없거든요."
"왜 그래, 써니... 너는 정말 괜찮은 여자야. 넌 귀엽고, 영어도 곧잘 하고, 혼자서 여행도 잘 다니잖아.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다며, 대체 뭐가 문젠데?"
"(칸지, 나를 위로하려 들지 마세요) 아니에요. 나는 나를 잘 알아요. 지금까지 내 삶은 엉망진창이었어요."
(중략)
-본문 164쪽 中
그녀의 기분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공감이 갔다. 과거의 내 모습을 엿보는 기분이랄까...하지만, 그녀가 여기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내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듯이. 여행을 하는 동안, 그녀의 고민은 계속되고, 그녀의 성장 또한 이어진다. 나이에 비해(여행 당시 23살, 책 발간 시 25살) 너무 조숙한 것이 아닌가 싶은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들은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나 또한, 여행에 대해, 인생에 대해 나만의 정의를 내리고 싶고, 혹시나 포르투갈이 그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설렌다.
모든 것은 그리움에서 시작되었다...나는 살아 있는 동안 더 많이 그리워하고, 더 많이 헤어지고, 더 많이 슬퍼하고 싶다. 그렇게 쌓인 추억이 종국에는 내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모든 것의 시작이 그리움이었듯이 모든 것의 끝도 결국 그리움이기를 갈망한다. 포르투갈을 다녀온 후로 나는 이렇게 다짐하곤 한다. 지금 이순간도 무심히 흐르는 모든 것을그리워하자고, 그 그리움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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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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