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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수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4.19 불황의 메커니즘 - 케인즈에 대한 오해 풀기 (4)
2009.04.19 17:26 경제
불황의 메커니즘 - 10점
오노 요시야스 지음, 김경원 옮김, 박종현 감수/지형

    케인스에 대한 우리의 오해
 

존 메이너드 케인즈. 20세기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

우리는 흔히 경제학 내부에서 시장(중심)주의의 원류, 두목으로 애덤 스미스를 꼽고, 그 대척점에 있는 사람으로 케인즈를 언급한다. 그리고 그 후계자들은 스스로를 케인시언이라 칭하며 케인즈 경제학파라고 자칭/타칭 한다. 후자가 주도하고 영향을 주어 국가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을 통해 혼합경제니 복지형국가니 하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들어가기에 앞서서 분명히 말해야 할 것이 있다.
케인즈의 경제학은 케인즈 학파의 경제학과 다르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까? 빗대어 얘기하자면, 이들 경제학자들은 케인즈의 경제학을 '계승'했다고 자칭하지만, 케인즈 경제학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일컫어 케인즈주의자들이라고 부르지만, 케인즈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하는 광대놀음인 것이다. 이 와중에 케인즈 경제학은 신고전학파에 의해 포섭되어 버린 것이다.


    때론 쉽거나, 때론 어렵거나
 

이 책의 내용은 쉽다고도,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우선, 앞서 말했지만, 경제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케인즈의 역작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을 실제로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감수의 글에 보면, 참 어울리는 말이 나온다.
고전이란 모두가 칭찬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다
-마크 트웨인
물론 경제학을 전공한 나도 읽어보지 않았고, 내 주변의 학부, 대학원생 중에 읽어봤다는 사람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스스로를 경제학자라고 말하는 사람(심지어 케인즈주의자임을 자처하거나 케인즈주의를 비판하는 사람조차) 중에도 읽어보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무조건 그들의 불성실함을 탓할 문제만은 아니라고 본다. 저자는, 케인즈의 책이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케인즈 스스로의 오류나 장황한 설명에 빠지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상당히 난해한 부분이 있고, 이는 책 뒤로 갈 수록 심해진다고...)



오노 요시야스 교수의 [불황의 메커니즘]은 케인즈의 역작 [일반이론]을 비판적으로 다시 읽어보는 일종의 해설서이다.

쉽게 말해보자.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를 설정하고 관찰하는 것이 과학적 실험이다. 이런 실험적 요소를 사회현상에 적용시킨 것이 사회과학이다. 경제학은 사회과학 중에 가장 과학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저자가 설명해주는 독립 변수와 종속변수를 꼼꼼히 이해하면서 단계적으로 다음 설명으로 넘어가면 쉽게 읽을 수 있다. 사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겪어본 경제학적 설명이라는 것이 거의 그랬으니깐.


예를 들어, 내 주머니에 돈이 많이 생기면 -> 돈을 쓰고 싶고 -> 물건을 산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적어도 학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이 읽기에는 빨리 넘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 거시경제학에서 다뤄지는 개념도 많이 나오고, 앞에서의 설명과 같이 세세한 단계 하나하나를 되짚어 주진 않는다.(아마, 그렇게 하면 책 분량이 몇 배 늘어나지 않을까) 그래도, 약간의 인내심을 가지고 지금의 우리 피부에 와닿는 경제를 붙여가면서 읽으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케인즈의 경제학이 나온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바로 '불황'이라는 공통점을 두고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 케인즈 씨)


    신고전학파 안의 케인즈주의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케인즈 경제학에 대한 설명에 앞서서 개략적인 설명에 대한 내용이다. 2-4장은 케인즈의 [일반이론]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설명 방식은 대략 케인즈의 생각, 이에 대한 신고전학파의 비판, 그리고 여기에 대한 저자의 비판 또는 케인즈의 생각의 오류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 [일반이론]에 대해 마무리 짓고 있다.


이제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자.
지금(적어도 내가 거시경제학 시간에 배운)의 케인즈주의는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학파에 의해 포섭되었다고 한다. 신고전학파는 케인즈의 생각은 물가가 고정되어 있는 단기경제학에서만 적용 가능하고, 장기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매일 원유가격과 원자재가격, 환율이 요동친다고 해서, 음료수나 라면 가격을 오늘은 500원 내일은 1000원 하는 식으로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 단기다.

 신고전학파는 경직된 상황(단기)에서"그래, 케인즈 니 말 맞아~" 라고 인정하지만, 긴 시간의 관점(장기)에서 보면 물가도 변동이 가능하므로 케인즈의 말은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케인즈 경제학은 '가격변수의 신축성 vs 가격변수의 경직성'이라는 식으로 정리가 되어 버렸다.


그럼, 이 상황에 대한 저자의 말은? NO!  당치도 않다는 것이다.
신고전학파와 케인즈 경제학의 차이를 단순화 하면, "가격변수 대 유효수요"라는 것이다.


    케인즈주의의 핵심 - 신고전학파에 비교하여
 

우선, '총공급'과 '총수요'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간단히 말해, 국가 경제 단위에서 팔려고 하는 것들 모두를 합쳐 총공급. 이렇게 팔려고 나온 것들을 사려는 수요를 모두 합친 것이 총수요이다.

총수요를 한 번 더 분해하면,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 정부의 지출을 통한 소비> 이다. (원래 총공급과 총수요에 '순수출-해외 거래' 항목도 있지만, 단순화하기 위해 일국 경제를 다룰 때에는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신고전학파의 생각의 시작은 "총공급 = 총수요" 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방향성이 있다. 총공급이 총수요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라는 말(세이의 법칙)로 종종 표현되곤 한다. 이러한 가정은 노동의 완전고용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신고전학파는 노동이든 무엇이든 일시적인 변동은 있지만, 장기에서는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단계적으로 따라가 보면,
생산능력=총공급량=총수요량 ->완전고용 달성
신고전학파의 입장에서는, 불황이라는 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고 경제는 곧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불황기에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명목임금이 낮아져서 물가가 하락한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화폐를 보유한 주체들은 화폐의 구매력이 커졌기 때문에 소비(지출)를 늘릴 것이고, 경제는 불황을 벗어나 본 궤도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대공황 시기와 일본의 지난 15년의 불황, 지금의 한국 경제는 그렇지 않다고 보여준다.



케인즈의  의문은 다음과 같다. 과연 총공급은 총수요와 일치하는가? 케인즈는 총공급 보다는 총수요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총수요량 =?총공급량(<생산능력) ->비자발적 실업으로 완전고용 달성 불가
신고전학파는 총공급을 통해 얻은 국민소득이 소비를 통해서든 세금을 통한 정부지출이든, 저축을 통해 기업 투자로 들어가든 모두 사용되어 일치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를 조절하는 것이 가격과 이자율이며, 불황을 일시적으로 본다. 그러나, 케인즈는 여기에 의문부호를 던지는 것이다. 몇 가지만 보자면,
과연 저축된 금액은 모두 투자에 사용되는가?
불황기에 물가하락을 통해 소비는 늘어나는가?
 신고전학파가 위 질문에 Yes라고 대답한 반면에, 케인즈는 No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로, 경제주체들의 '화폐에 대한 사랑(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불황이라고 불리는 지금 우리 시대, 우리 주변을 보자. 불황기 우리의 소비는 늘어났을까? 아니다.


왜냐 하면, 첫째,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딘가에 투자하기 보다는 안전하게 화폐자산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케인즈는 이를 화폐를 들고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편익이라고 하여 "유동성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인데, 불황일 수록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것이다.
둘째, 기업의 원가절감 노력과 명목임금의 하락으로 물가가 하락하여, 화폐의 구매력은 커졌지만, 실질임금 또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의 대부분이 구조조정을 통한 해고가 1순위이다. 그리고 임금도 동결하거나 줄인다. 따라서, 생산요소의 하나이자, 소비의 주체인 가계의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물가하락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이로 인해, 신고전학파는 케인즈 경제학이 물가의 영향을 무시하는, 경직성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결국, 불황기에 퍼진 불안감이 유효수요를 부족하게 만들고, 이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기초하여 쓰여진 책이 케인즈의 [일반이론]이다. 그리고, 이를 쉽게 설명하고, 케인즈가 설명하는 데 있어서 잘못(오류)한 것이나, 부족한 것을 보충해서 설명하는 것이 [불황의 메커니즘]이다.


    덧) 마무리의 말
 

이대로 갑자기 포스팅을 마무리할까 했지만, 왠지 마지막엔 '덧'을 안해주면 허전하다 - -

짧지 않은 분량의 문자들을 나열했지만, 책 속에는 더욱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산만하게 머리 속에 들어있던 것들이 연결될 때의 그 느낌! 바로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덧2) 케인즈는 재분배를 주장한 것이 아니다. 그는 여느 경제학자와 마찬가지로, 효율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불황기에 유효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이 유효수요 창출에 더 큰 기여를 하기 때문에, 재분배의 방식을 취했을 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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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