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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레그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2.06 사막별 여행자 - 사막의 시각으로 보는 문명 (1)
2009.12.06 14:11 사회 / 역사 / 인문
사막별 여행자 - 8점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문학의숲

유니타스 브랜드 vol.6 는 브랜드 런칭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 안에 어느 편집자가 어떤 책 하나를 만드는 일화(런칭&브랜딩)를 실감나게 소개하는데, 바로 이 책 [사막별 여행자]였다.


유니타스 브랜드에 나온 편집자가 모 작가와 함께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일화.
"책을 열면 대개 제목만 들어가는 본문 첫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를 위해 제목 여섯 글자를 넣는데, 30번 정도는 폰트를 바꾸고 재배치하고 이것을 제각각 출력해 직접 잘라 보고 모양을 비교해 가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아 갔다. 반나절의 시간이 흘렀다! 2페이지 번역 계약 관련 영문 판권이 들어가는 페이지도 마찬가지. 역시 1시간 정도 공력을 들였다. 3페이지 제목, 저자 이름, 출판사 이름 들어가는 곳. 역시나 1시간쯤 걸렸다. '선생님 이 부분을 눈여겨보는 독자는 거의 없는데, 너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하는 거 아닐까요. 게다가 모두 프린트해서 책 모양대로 잘라 보고 비교해 보려면 물자 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냥 감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역시나 이 부분은 책의 얼굴 아닌가. 읽든 안 읽든 책의 중요한 상징이고 인상을 결정하는 부분이기에 선생의 뜻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이 페이지들은 나중에 모두 바뀌어서 실제로 완성된 책에는 전혀 반영이 되어 있지 않다...'그런데 이런 속도로 책 한 권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그냥 해보는 건 없었다. 모든 시도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었다."

"...선생은 다시 1페이지를 열더니 이 책을 낭독하며 수정해 가기 시작해다. 사막에 사는 한 유목부족의 지도자가 부족민들을 향해 연설을 하는 듯한 웅혼한 목소리로 책 안의 글자 하나하나를 읽으며 조금이나마 낭독겨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해 갔다. 그러기를 너덧 시간 거의 앞부분 100여 페이지를 그 톤 그대로 낭독하며 독서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모두 술술 읽혀지도록 고쳤다. 그러기를 모두 세 차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문장은 어울리는 톤으로 매만져 나가며 책은 완성되어 갔다."
-유니타스 브랜드 vol.6 p54 中

여느 책과 달리, 책의 완성 과정을 읽다 보니 도저히 [사막별 여행자]를 안 읽을 수 없었다. 아주 궁금했다.


저자는 사하라 사막에 사는 투그레아족 사람이다. 어릴 때 자동차 경주 다카르 랠리 취재를 위해 사막에 온 어느 여기자를 만난다. 기자가 흘린 한 권의 책을 재빨리 주워 기자에게 돌려준다. 기자는 소년에게 그 책을 선물하였다. 책의 제목은 [어린왕자]. 책을 읽고야 말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30km를 걸어 학교를 다닌다. 그리고 점점 더 큰 마을로 가서 배운다. 생텍쥐베리가 이미 작고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어린왕자'에게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작가에게 알려주기 위해 프랑스를 향해 날아오른다.


프랑스에서 6년 동안 살면서 문명에 대해 배우고 있는 저자는, 사막의 생활과 문명의 생활을 비교한다. 사막의 관점에서 바라본 문명은 내가 평소에 바라보는 시각과 분명 다른 것이었다. 그가 접하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혼란스러웠고, 문명으로의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는 저자의 나즈막하나 강렬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행이란 많은 타인들을 통과하면서 자신에게서 자신으로 떠나는 거야."
-본문 p55 中

나 또한 대한민국이란 곳에서,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웅다웅대는 것은 마찬가지.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이 든다.


한 친구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무사(저자 이름), 시간은 돈이야!"

...시간은 돈이 아니라 삶이다...우리가 사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오직 현재다...현대인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시간을 호주머니 안에 넣고 다니면서 재고로 남아 있는 시간을 파악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그러나 우리는 미래를 살고 있는 게 아닐뿐더러 더구나 미래는 현재에서 탄생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살아야 내일도 있다. 그런데 조급하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향해 뛰어다닐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본문 pp128 - 129 中
며칠 전에 읽은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 마시멜로는 언제 먹으라고?" 가 떠올랐다. 현재에 충실한 것과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 미래의 목표를 위한 과정 자체가 즐겁고, 지금 하는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면 더할 나위 없으련만....


"아프리카에서 한 노인이 숨을 거두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아마두 함파테 바)
-본문 p95 中

나이 듦 속에서 지혜의 샘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고장에서 '나이 들다'라는 말은 성스럽다는 뜻에 가깝다. 나이듦이란 젊음을 만드는 것이기에 아름답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맞춰 성장할 줄을 모른다. 오히려 시간을 잡아 두려고 한다. 하지만 나이 듦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을 말해 주는 삶의 이야기이므로.
-본문 p164 中
노인들이 젊은이와 함께 있지 않고 양로원에 있고 외면받는 현실을 보면서...어떻게든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고, 성형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그의 이런 인식을 이미 나도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그대로, 내 문제가 아니라는 듯한 것이었을까..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던 것은 아닌가. 내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내 주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어디서 오고 무엇을 위해 살며 어떻게 살다가 죽을 것인가. 내가 죽을 때, 가장 후회를 덜 남기고 죽기 위해, 바로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의 사는 방식에 대해 잠깐이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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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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