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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해리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1.30 식인과 제왕 - 미처 몰랐던 '인간'의 이야기 (4)
2009.01.30 14:52 사회 / 역사 / 인문
식인과 제왕 - 10점
마빈 해리스/한길사

이번 설 연휴에 무엇을 읽을까?

연휴를 시작하면서 나의 고민. 너무나 긴 연휴 동안, 분명 한량처럼 보낼 것이 뻔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조금 아까우니깐. 이럴 땐, 진득하게 역사서 하나 부등껴 안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대항해시대'를 두고 고민하다가, '식인과 제왕'을 샀다.(그저 충동 구매_-;)


깔끔한 첫느낌

위의 표지를 보면 뭔가 촌스러운 느낌이 든다. 내용이 중요한게 책이지만, 그래도 멋지고 예뻐 보이는 책에 더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실제 표지는 위의 표지와 다르다. 위 박스처럼 연한 초록빛에 난잡하지 않게 깔끔한 디자인이라 더 마음에 든다.

"식인과 제왕"

간결하면서도 상당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결합이 유달리 날 자극했다(그래서 충동구매였던가..)




인간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

이 책이 주는 맛은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라는 것을 깨부셔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즐거움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300페이지라른 적절한 분량도 마음에 들었지만, 어느 곳 하나 흥미롭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역사는 진화(발전)하는 것일까? 이 점에 대해서는 찬반이 분분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물질적으로 과거보다 현재가 더 나은(풍족한) 삶을 살고 있고, 미래에는 더 그럴 것이라는 암묵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나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사시대의 인류는 매일 굶주리고 동물 사냥 나섰다가 오히려 공격을 받아 죽거나 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서양 중심의 '역사시대'에서 보여진 모습이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밝히는 바에 따르면, 선사시대 사람들의 하루 노동 시간은 3시간 정도라고 한다. 현대 농민의 1주일 평균 노동 시간인 44시간, 미국농민의 55시간에 비하면 고작 저 정도만 일하고서도 충분히 필요한 식량을 구했다고 한다. 혹시 질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이 마저도 저자는 무참히 깨뜨린다. 구석기 시대 남자 성인의 평균 신장이 177cm, 여성의 경우에는 165cm 였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아직도 우리는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예로, 사망 시에 치아결손의 갯수를 든다. 로마 시대 사망한 사람은 평균 6.6개였는데 기원전 3만년의 유골에는 2.2개에 불과했다. 발전론적인 역사관(물질관?상식?세계관?)이 여지없이 깨뜨려주는 것이다.



핵심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생각의 시작은 빙하기가 끝남과 동시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빙하기가 끝나면서 사냥할 수 있는 거대 동물들이 멸종하거나 양극으로 이동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생산 방식을 바꾸고 생산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되어

"생산강화"->"생태 자원의 고갈"->"생식압력"->"새로운 생산강화"
->"새로운 자원의 고갈"->"생식압력"


순환이 이어져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아살해를 통한 성비의 불균형, 전쟁의 기원, 남성지배사회 외에 많은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육식과 채식의 문제/식인 풍습에 대해서는 종교와 연관지어 그 연원을 개진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또 다른 핵심 주장이 "수력사회이론" 이다. 이를 통해, 어떻게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의 문명이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제도권 교육 안에서 내가 배웠거나 막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상당 부분 수정을 가할 수 밖에 없었다.


소단원들의 유기적인 연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라는 책 제목이 생각났다. 글을 쓰고 구성한다는 것은 분절과 연결이 적절해야 하겠다. 이 책의 소단원들은 이 부분에서 매우 적절한 모습을 보인다. 목차만 봐도, 각 챕터가 어떤 내용을 다룰지 충분히 예상이 간다. 그러면서도, 각 챕터 마지막에 논의를 짧게 정리하고, 이어질 챕터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이 될지를 간략히 보여주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독자에게 매우 친절한 저자이다.

목차 보기



고향에 가서 다 읽은 뒤에 책장에 꽂아 두고 오려고 했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다시 가지고 올라왔다. 분명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읽어보거나, 부분부분 들쳐볼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꼭 읽어 봐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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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hnji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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